[설왕설래] 걸핏하면 장관직 거는 장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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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정율성 파이터'다.
박 장관은 급기야 그제 전남 순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장관직을 걸고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이 장관직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를 선언하며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장관직뿐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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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혈세는 단 한 푼도 반국가적인 인물에게 쓰여선 안 된다”는 게 박 장관의 주장이다. 박 장관은 급기야 그제 전남 순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장관직을 걸고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이 장관직을 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달에도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라는 것은 직을 걸고 이야기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에는 직무와 관련해 자리를 걸겠다는 장관들이 여럿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서울∼양평고속도로 백지화를 선언하며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인지했다면 장관직뿐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다. 원 장관은 지난해 8월에도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 파기 지적에 “장관직을 걸겠다”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장관직을 포함해 다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냐”고 발끈했다. 장관이 자리를 걸겠다는 소리를 과거 정부에서는 좀처럼 들어보지 못했다.
자리를 건 세 사람은 모두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른바 ‘서사검(서울대-사시 패스-검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윤 대통령의 신뢰도 각별하다. 세 사람 모두 총선 출마설이 끊이지 않는다. 원, 박 장관 출마는 확실시되고 한 장관은 저울질 중이다. 의혹이 제기되면 성실히 설명하면 되고, 강한 의지를 피력하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 된다. 의혹 불식, 설득 노력을 하기보다 걸핏하면 자리를 걸겠다는 것은 지나치다. 의심도 하지 말고, 자기 의견에 토를 달지 말라는 얘기가 아닌가. 오만하고 무례하다는 인상을 준다. 윤 대통령에게 충성 경쟁을 하는 것으로 비쳐져 민망하기도 하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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