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왕의 남자' 신드롬에 연예인병, 7년째 탄수화물 끊는 중" ('유퀴즈')[종합]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유퀴즈' 이준기가 과거 슬럼프를 이겨내고 끊임 없이 배우려는 열정을 드러냈다.
30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배우 이준기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준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왕의 남자'. 이준기는 혜성 같이 등장해 전성기를 썼다. 'N차 관람'의 시초, '왕남 폐인'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낸 '왕의 남자'의 인기에 대해 이준기는 "영화가 갖고 있는 메시지나 여운에 빠지셨던 거 같고 삶에 빗대본 사람이 많은 거 같다"고 밝혔다.
3000: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이준기는 "무조건 따야 할 때였다. 신인에게는 너무 큰 기회였다.영혼을 팔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생을 바꿔준 계기였다. 마지막에 두세 분 안에서 고민했다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준기는 "연기는 신인이니까 미흡하니 열심히라도 하자, 신체 연기도 중요하니까 학교 다닐 때부터 아크로바틱을 했는데 매일같이 다치면서 연습했다. 텀블링부터 묘기, 사물놀이를 미리 연습해서 갔다"며 "신 중에 하나가 왕 앞에서 광대 연기를 하다 다리를 벌리는 장면이 있었다. 제가 그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보여줬는데 거기서 다 터졌다. 거기서 느낌이 왔다. 나는 뭔가 하나 한 거 같다 싶었다"고 밝혔다.
'왕의 남자'를 촬영하면서 이준익 감독이 강조한 게 있었다며 "사물놀이패 안에서 합숙하면서 같이 배웠다. 감독님께서 명령한 게 공길이 되려면 숙소 방밖으로 나오지 말라더라. 제가 쾌활하니까 말도 줄이라고 했다. 그렇게 넉 달을 살았다"고 밝혔다.
눈 떠보니 스타가 된 것에 대해 이준기는 "너무 감사했는데 지금 같은 경우는 대히트작이 나와도 3~6개월이면 교체가 되지 않냐. 그때는 1년 동안 '왕의 남자' 하나로 부가적으로 같이 했던 것들이 다 잘되다 보니까 제 개인적으로 잘못된 생각에 빠져있었다. 세상은 나로부터 돌아간다 생각했다"며 "나약해진 나 자신 안에서 나오는 건방짐이 있었던 거 같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준기는 스스로 연예인병을 인정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그런 것들로부터 탈피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신인 때부터 함께했던 주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안다. 그 분들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해줬다. 이렇게 살면 내가 이 일을 접어야 될 거 같았다. 지금이라도 바꾸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거 같았다"고 밝혔다.
이준기는 "내가 대단한가 보다 하면서 흘러가듯이 살아보니 내가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았는데 순식간에 잃어버릴 수 있고, 나 혼자 잃어버리는 건 상관 없는데 나에게 기회를 준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요한 건 대중에게 나를 증명하는 건데 내가 가지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구나 라는 걸 직시했을 때 그때 많이 두려웠다. 변화가 필요하다 싶었다"고 밝혔다.
이후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한 이준기는 "'왕의 남자'가 큰 축복이지만 한편으로는 중성적인 배우에서 끝날 거라는 벽이 생겼다. 내가 이걸 돌파해나가려면 연기도 보여줘야 하지만 탈피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한데 그게 액션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 노선으로 갔다"고 밝혔다.
이준기는 "절박함이 있었다. 겉으로는 화려한데 절박한 상황이었다. 모든 걸 깨부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햄스트링이 끊어지면 극심한 고통이 오는데 테이핑을 미라처럼 한다. 진정성을 보여주는 방법들이 여러 가지 있다면 저는 그렇게 했다. 최소한 배우로서 제대로 평가는 받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액션을 위해 7년간 탄수화물을 끊었다는 이준기는 "액션을 직접 하다 보니까 부상이 많고 염증이 많이 생겼다. 의사가 탄수화물을 줄여보라 해서 끊어봤는데 해보다 보니까 너무 좋더라. 몸도 가벼워지고 지금까지 쌀이랑 밀가루를 끊고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준기는 자신의 고민에 대해 "내가 너무 나를 채찍질하고 사나 싶다"고 토로했다. 이에 유재석은 "준기 씨도 참 대단한 거 같다. 주변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를 배우려 하고 내가 맞게 가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게 정말 대단한 거 같다"고 감탄했다.
이준기는 "제가 기본적으로 배우로 타고난 친구도 아니고 무조건 노력을 해야 한다. 또 너무 일찍이 사랑을 받아서 삶의 경험도 많지가 않다. 제가 느낄 수 있는 경험과 가치들은 오로지 현장에 있는 사람에게 온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건 사람이다 싶어 방법을 항상 찾는다"며 "배우라는 직업은 끝이 있고 대체되기 마련이니까 제가 잘 살아와서 천천히 활강하다 멋있게 착륙하고 싶다"고 자신의 바람을 밝혔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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