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많았던 엄마…하늘선 잘 지내요”…장기기증 母 떠나보낸 딸

뇌사 후 심장·폐 등 기증해 5명에 새 삶 선물

생전에 강미옥 씨가 어린 손자를 안고 있는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뇌사상태에 빠진 50대 여성이 5명에게 장기를 기증해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강미옥(58) 씨가 5명에게 심장과 폐, 간, 좌우 신장을 기증했다. 강 씨는 지난달 22일 개인사업장에서 일하던 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불의의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면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던 강 씨의 생전 뜻에 따라 기증에 동의했다. 유족에 따르면 경북 영덕군에서 5남 2녀 중 여섯째로 태어난 강 씨는 밝고 활발하며 어려운 이들을 먼저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강 씨는 딸 이진아 씨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남편과 사별했다. 강 씨에겐 큰딸도 있었는데, 22세에 불의의 사고로 먼저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 씨는 "세상에 남은 건 엄마랑 저밖에 없었는데 엄마가 고생만 하고 떠나신 것 같다"며 "하늘나라에서는 아빠·언니랑 아프지 말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장기기증 소감을 밝혔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