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 항쟁` 野 "삼중수소로 性기능 이상, 노년 괜찮을지 몰라도 청년·여성은…"

한기호 2023. 8. 3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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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尹 왕 된 것처럼 국민 폭력억압, 국민항쟁 선포할 때…선두서 싸운다"
박찬대 "오염수 100년넘게 버릴수도, 피해국민 닥치란 정부…이순신의 심정"
박광온 "세월호처럼 가만히 있으라니…삼중수소 노출 생식기능 이상 무서운 얘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 등이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 참석해 규탄사를 하고 있다.<더불어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영상 갈무리>

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 일주일째인 30일 오후 당 텃밭인 전라남도 목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를 벌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당일 오전 전남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선전포고'를 했다며 정부를 향한 "국민 항쟁"을 외치는 등 투쟁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지도부 일원들은 정부·여당의 '괴담 선동, 가짜뉴스로 어민 피해' 주장에 대해 "우리 국민을 보고 입 닥치라고 한다"며 성토하거나, 일 측이 ALPS(다핵종제거설비) 처리로 걸러지지 않아 희석 후 방류하는 삼중수소에 노출되면 성(性)기능 장애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33년간(1959~1992년) 블라디보스토크 연안 동해·오호츠크해에 처리되지 않은 액체·고체 핵폐기물을 투기한 사건을 재론, 당시 일본이 항의해 중단시킨 것처럼 정부가 방류를 멈춰야 한다고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목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현역 국회의원과 최고위원들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오염수 방류 규탄사' 연단에 올랐다. 현장엔 경찰 추산 1000여명 모였다고 한다. 그는 '(오염수 위험을)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과 싸울 수 밖에 없다'는 윤 대통령의 여당 연찬회 발언에 "대통령이 마치 왕이 된 것처럼 국민을 폭력적으로 억압한다"며 "국민들이 정권 심판을 위해 국민 항쟁을 선포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또 "아무리 폭압적이고 독재적인 지도자도 국민을 존중하는 척은 했다. 국민을 싸우는 상대로 여긴다고 말한 대통령은 없었다"며 "이제 국민 여러분 옆에서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의 앞에서 가장 선두에서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설 말미에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행동하는 양심'의 힘으로, 노무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이 역사적 퇴행을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친명(親이재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연설에서 "(일본이) 쌓여있는 핵오염수를 다 버리는 데 30년 이상, 아니 100년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며 "아무런 죄도 없는 우리 목포시민, 전남도민, 국민들, 온 인류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국민안전 포기 정권이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긴커녕 방치하고 있다. 10.29 참사부터 오송참사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까지 정부가 제 역할 다했다면 다 막을 수 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향해 "책임 지지 않을 거라면 뭐하러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인가. 대통령은 호통치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지는 자리다. 윤석열은 책임져라"라며 "대한민국 국민 편을 들어야하는데 일본국민 일본정부 편을 들고 있지 않나. 대한민국 정부가 맞냐"면서 "피해자인 우리 국민을 보고 입닥치라고 한다. 이게 정상적인 정부인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정권, 국민을 배신한 정권의 말로가 어떤가. 모두 국민에게 심판받았다"고 경고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목포는 이순신 장군의 애국 애민 정신이 깃든 곳이다. 명량대첩을 승리하고 저기 고하도(高下島)에서 108일간 주둔하면서 전력 재정비했던 이순신 장군의 절절한 심정으로 나서자"며 "정부는 포기했지만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우리의 힘으로 우리 스스로를 지키자. 끝까지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대북·대중 저자세 시비에 소위 '더러운 평화론'을 취하면서도 대일 현안에선 '이기는 전쟁'의 상징인 충무공을 '소환'하고 있다.

비명(非明)계도 대일·대정부 규탄 기세에서 뒤지지 않았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연설에서 후쿠시마 방류 결정을 표현할 말로 "잘못한 게 없는데 사형선고를 받은 느낌"이라고 들은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언급 당사자의 기분을 헤아려 "얼마나 절박하고, 얼마나 이 상황이 기가막히고, 우리 삶 망가뜨린다는 그런 절박한 생각을 하시겠나"라며 "그러나 우리 희망을 가지자. 좌절하지 말자. 포기하지 말자. 우리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우리는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과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도 떠들어갖고 식당이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조금 전 우리 박찬대 최고가 '입 닥치고 있어라'(라고 빗댔는데), 이 정부가 괴담이니 선동이니 하면서 국민들을 조롱하고 국민들을 모욕하고 거기다가 더 나가서 아예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고 분노를 표했다. 또 "세월호 참사 때 뭐라고 했나. '가만히 있으라'(참사 당시 선박을 이탈한 이준석 선장의 선내 거짓방송) 얘기를 다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은 오염처리수를) '안전하다'고 얘기하는데, 안전하면 일본 땅에 버리지 왜 바닷물 섞어서 바다에 버리나. 생선들 못살게, 생선 먹는 국민들 못살게"라며 특히 "절대 안전하지 않다. 여러 가지 핵물질 중 아무리 걸러도 걸러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란 게 있다. 많이 들어보셨을 거다. 그건 성질이 거의 물과 비슷해 물에서 분리해낼 수가 없는데, 그 삼중수소는 DNA 변형 가져오거나 생식기능 이상 가져올 수 있다고 돼 있다. 무서운 얘기"라고 강조했다.

'DNA 변형, 생식기능 이상'을 거론한 그는 "나이 든 사람들은 삼중수소 좀 노출돼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우리 젊은 사람들, 여성들, 미래세대들 결코 삼중수소에 노출돼선 안 된다. 우리가 막아내야겠죠. 막아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례가 있다. 1993년 일본이 러시아 해군이 블라디보스토크 근해에다가 핵물질 버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도쿄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하고 국제법으로 문제삼고 해서 중단시켰다. 일본이 그렇게해서 중단시켰는데 우리가 못할 수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의 연설을 듣던 당원·지지자들은 중간에 "그래서 이재명 대표를 지켜야 됩니다"라거나 "이재명"을 수차례 연호하기도 했다. "감사합니다"라며 박 원내대표는 화두를 옮겨 "우리 민주당이 이번 정기국회 때 4가지 법을 통과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첫째로 방사능 오염을 어업재해로 인정하는 법, 둘째로 피해어업인을 지원하는 법, 셋째 오염수에 노출된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법, 그리고 원산지 표시를 강화하는 법 4가지를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더해서 피해지원금을 조성하고 그 지원금 조성에 일본에 구상권, 일본에 돈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 근거를 마련하려고 한다"고 밝히자 당원·지지자들의 호응이 강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저희들이 해양투기, 핵물질오염수 바다에 버리는 것 반드시 중단시키는 최선의 노력 다하는 것과 함께 당장 피해가 발생하는 우리 어업인들과 외식업자들과 수산업 관계자 피해 지원할 수 있는 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재차 전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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