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터넷, 크면 시중은행”…역할 구분 뚜렷한 ‘잘파’ 금융관

하나금융연구소 설문조사

1990년대 중반~2010년대생 통칭

거래 기관 선택할 때 안정성 보고
자산 관리는 지점 직원 응대 선호

MZ세대 다음 세대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는 지금은 인터넷은행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향후 직장인이 되어 소득이 생긴 뒤에는 시중은행과 주로 거래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하나금융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잘파세대의 금융 인식과 거래 특징의 이해’ 보고서를 발간했다.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연구소는 초등 고학년부터 소득활동을 하기 전 대학생까지를 잘파세대로 보고, 이들 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잘파세대는 현재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은행으로 인터넷은행을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은행1’의 경우 약 60.7%의 잘파세대가 이용하고 있었고 ‘인터넷은행2’ 또한 52.3%로 절반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중은행을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은행별로 8.3~27.2%에 그쳤다.

하지만 이들은 향후 ‘어른·직장인이 된 후 이용·거래하고 싶은 은행’으로는 시중은행을 꼽았다. 거래 의향 은행 1위는 KB국민은행으로 25.8% 지지를 받았다. 이어 다른 시중은행 두 곳도 인터넷은행보다 많은 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인터넷은행을 이용하겠다는 응답은 연령대별로 초등학생(4~6학년) 19.0%, 중·고등학생 23.4%, 대학생 17.0%에 그쳤다.

또 향후 자산 관리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시중은행의 영업점 직원 응대’를 1순위로 드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잘파세대는 전통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구분해 인식하고 있고, 해당 인식은 거래 의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향후 자산 형성이 시작된 후에는 전통은행에 대한 신뢰가 더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잘파세대의 모든 집단은 실제로 금융기관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 1순위로 안정성, 2순위로 신뢰성을 꼽았다.

알파세대인 초등학생과 Z세대인 중·고등학생의 경우 처음 거래한 금융기관이 어느 곳인지에 따른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중·고등학생에선 처음 거래한 금융기관으로 인터넷은행·유스앱이 46%를 차지했다. 하지만 알파세대가 거래를 시작한 곳은 시중은행이 75%를 차지했다.

잘파세대는 본격적 경제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만큼 은행의 의미에 대해 돈을 불리거나 빌리는 ‘자산 관리’보다 송금, 인출 등 ‘기능적 측면’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