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신임 대표 취임 “고객 최우선으로…고수답게 일하자”

타운홀미팅 열고 “역량 뛰어나면 나이·직급 관계없이 우대할 것”
인사·조직개편 “순리 따라”…ICT 사업 바탕 ‘실질적 성과’ 강조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30일 경기 성남시 KT분당 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KT 제공

“경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돼야 한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는 30일 경기 분당사옥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가진 취임식에서 한 직원이 ‘조직개편 방향성’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대규모 구조조정 이런 거 물어보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조직원 중에 시니컬한(냉소적인) 사람도 있고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는데, 결국 순리적으로 하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명예퇴직’ 소문이 돌고 있다. ‘재무통’에 구조조정 전문가로 정평이 난 김 대표가 조직 슬림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말 기준 KT 직원 수는 2만544명으로 SK텔레콤(5314명)이나 LG유플러스(1만494명)보다 많다. 2009년 이석채 회장 취임 후 약 6000명,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후 약 8000명이 명예퇴직을 통해 퇴사했다.

김 대표는 이날 직원들에게 ‘실력’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역량이 없으면 꽃길을 걸을 수 없다”며 “고수가 되고 나면 고수가 일하는 방식을 알아서 고수답게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나이와 직급과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의 첫 번째 시험대는 노사가 한 테이블에 마주 앉는 임단협 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경쟁사들과 달리 대표 부재로 올해 임단협을 진행하지 못했다. 오는 10월 새 노조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진행되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 뜻대로 원만하게 조직개편이 추진되려면 노조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올해 조합 선거가 있다고 하니 적절히 조합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KT가 개선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묻자 “다른 기업에서 만 39년간 재직했다”며 “평생 머릿속에 두고 있는 게 고객이며, 고객에 대한 생각을 기반에 단단히 두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실질적 성과’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KT 사업 근본의 내실을 다지고, 이를 토대로 실질적인 성과를 추구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며 “숫자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을 단단히 하고 미래 성장의 에너지를 쌓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는 정보기술(IT)과 통신기술(CT) 구분이 어렵고, 모든 기업이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ICT 1등만 되면 모든 기업이 우리 회사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국 김 대표를 새 선장으로 한 KT호의 방향타는 ‘성과와 실력, 고객 중심의 조직 운영’과 이에 바탕한 ‘혁신’으로 정리해볼 수 있다”면서 “KT에서는 (이런 내용들이) 그동안은 도전적인 요소들이어서 추진 과정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