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자는 줄었지만…‘큰 건설현장 사망 사고는 증가’

배지현 2023. 8. 3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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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중대재해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대형 건설 현장에서 숨지는 노동자들이 많다고 어제(29일) 전해드렸습니다.

고용부가 내놓은 산업재해 통계에서도 유독 규모 큰 건설현장의 사망 사고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 배지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충남 아산에선 지난주에도 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졌습니다.

오피스텔 건설 현장 5층 높이에서 작업을 하다 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떨어져서, 끼어서, 부딪혀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도 289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숨졌습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9% 정도 줄었습니다.

하지만 대형 건설현장만 보면 달랐습니다.

지난 9일 노동자 2명이 숨진 경기도 안성의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대형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나면, 중대재해법에 따른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강력한 안전대비책을 마련하란 취지인데, 오히려 사망자가 14%나 늘었습니다.

정부는 또 "원자재 가격이 높아지면서 공사기일 단축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즉, 날짜를 맞추려고 무리하게 작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건설 대기업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을 겁니다.

대기업들의 경우 안전관리 최고 책임자를 분리하고 강한 법률 대응에 나서 수사가 지연되면서, 검찰에 송치된 사건이 아직 한 건도 없습니다.

강한 처벌 조항을 도입해 사고를 줄여 보려한 중대재해법의 취지가 작동하지 않았을 수 있는 겁니다.

또 하나, 사고 유형별 통계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5대 다발 사고 가운데 1, 2, 3위를 차지한 떨어짐, 부딪힘, 끼임 사고가 줄었습니다.

산업재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주요 사건이 줄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데, 다만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물체에 맞거나 깔리는 사고는 늘었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영상편집:김기곤/그래픽:채상우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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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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