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이름 뿐인 비상 안심벨…“눌러도 경찰 안 와요”

김효경 2023. 8. 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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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원 화장실 등에 설치된 '비상 안심벨'.

범죄나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누르면 곧바로 경찰에 연결돼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데요.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현장 K, 김효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숲이 우거진 2만여 제곱미터 크기의 공원입니다.

경찰 협조를 받아 이곳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 안심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눌러봤습니다.

경고음은 크게 울리지만, 경찰의 응답은 없습니다.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실시간 경찰 신고 기능이 없는 단순 소음 벨을 설치했습니다.

이 경우 한곳 당 설치비가 50여만 원 정도지만 경찰 연결 안심벨은 5배나 더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 공원 화장실 5곳에 설치된 16개 안심벨 모두 소음 기능만 있습니다.

[공원 이용객 : "경찰한테 연계도 되지 않고, 그냥 소음만 울리는 거라면서요. 그러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창원 도심의 또 다른 공원.

공원 산책로 1km 구간에 안심벨 17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경찰에 연결된다는데,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112상황실과 연결되는 안심벨이 설치된 화장실입니다.

벨을 직접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고장이 난 겁니다.

이달 초 경찰이 확인해 자치단체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보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창원시 성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새 통신) 회선도 가입해야 되고, 거기에 맞는 (비상벨) 모델을 가져와서 설치하는 과정이 있어 가지고..."]

전국에 설치된 안심벨은 모두 6만 6천여 개 중 경찰 연결 안심벨은 37%에 불과합니다.

특히 강원과 경기 등 상당수 지자체는 5대 가운데 1대꼴로만 경찰과 연결됩니다.

범죄에 노출됐을 경우 당연히 신속한 대응이 어렵습니다.

[김도우/경남대 경찰학과 교수 : "피해자를 즉각적으로 구조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기능을 갖춰야되는데, 산야 같은 경우에는 비상벨을 사용하더라도 즉각적인 구조가 온다는 기대치가 많이 떨어집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경남 창원시 등 자치단체들은 실시간으로 경찰과 연결되는 안심벨 수를 늘리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 K,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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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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