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노동 부당” 간호조무사 실습생들 첫 임금청구소송
“780시간 의무 실습기간 동안
교육은 없고 잡무만 떠맡아”
간호조무사 실습생들이 5개월의 실습기간 동안 교육은커녕 무급으로 허드렛일을 떠맡았다며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했다.
780시간의 실습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간호조무사 실습생들이 ‘공짜 노동’ 문제를 제기하며 임금을 청구한 첫 사례다.
간호조무사 유모씨와 임정은씨,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등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습생이 병원의 부족한 인력 충당을 위해 활용되고 병원의 온갖 잡일을 떠맡는 무료노무인력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유씨는 2021년 5개월 동안 한 산부인과에서, 임씨는 2022년 한 정형외과에서 실습했다. 간호조무사 자격시험을 보려면 의료기관에서 780시간의 실습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유씨와 임씨는 실습 과정에서 교육도 없이 무급으로 병원의 온갖 잡무를 떠안았다고 했다.
유씨는 “하루 수백명의 환자들이 오는 병원에서는 정말 많은 양의 설거지와 빨래가 생겨나는데, 이를 모두 나에게 떠안겼고 은행·약국 등 심부름까지 시켰다”며 “교육을 요청하면 바쁠 땐 바쁘다고 안 알려주고, 환자가 없는 한가한 시간에 물어봐도 학생은 몰라도 된다고 하거나 인터넷으로 찾아보라는 답변만 했다”고 말했다.임씨는 “이론으로 배웠던 것들을 실제 경험하고 배울 수 있겠다는 설렘과 긴장으로 병원 실습을 시작했지만, 실습 중 했던 업무는 청소와 혈압·체온 재기, 환자 안내, 기본문항 작성, 문서파쇄, MRI 검사안내 등 단순업무였다”며 “780시간 동안 병원에 단순반복 노동을 제공하고 보니 실습기간이 너무 허무했다”고 밝혔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진형 법무법인 가로수 변호사는 “간호조무사 실습생들이 순수하게 교육이나 훈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지시와 명령을 받아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면 (판례상) 마땅히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서현 특성화고노조 위원장은 “공짜 노동이 중단되도록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장 나서서 간호조무사 실습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