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교사 2명 추모제…"선배로서 자책, 교육당국에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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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교사의 입장에서 자책하고, 하루는 교육당국에 대해 분노하고, 하루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말할 수 없는 참담함에 빠져 있습니다."
30일 오후 6시 의정부역 인근에서 열린 A초등학교 교사 2명에 대한 추모제에서 B교사는 이같이 말하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추모제는 2년 전 6개월 간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의정부시의 A초등학교 교사 2명을 위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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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측 변호사 "명백한 악성 민원과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타살"
"선배 교사의 입장에서 자책하고, 하루는 교육당국에 대해 분노하고, 하루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심정으로 말할 수 없는 참담함에 빠져 있습니다."
30일 오후 6시 의정부역 인근에서 열린 A초등학교 교사 2명에 대한 추모제에서 B교사는 이같이 말하며 울분을 토했다.
B교사는 "교사는 아이들을 지키고, 학부모는 교사를 지키고, 선배는 후배를 지켜줘야 한다"며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삶을 내줘야 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모제는 2년 전 6개월 간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진 의정부시의 A초등학교 교사 2명을 위해 열렸다.
의정부를 비롯해 경기도 각지에서 모인 교사 200여명은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우의를 입고 추모제에 참석해 묵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교사들은 최근 방영된 MBC PD수첩의 아동 학대 관련 영상을 보면서 현장 교사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B교사는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이 절절히 느껴지는 추모시를 낭독했다.
"선생님의 외로운 싸움,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롭게 했을지"
'하늘에 별이 되신 선생님께'라는 제목으로 C교사가 추모 발언에 나섰다. C교사는 "수많은 고민 속에 선생님의 외로운 싸움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롭게 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며 고인과 비슷한 고민과 일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C교사는 "담임 선생님이 오로지 책임지는 시스템이 아닌 이 문제를 공론화하고 나누는 시스템으로 돼야 한다"며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을 간곡히 호소했다.
학부모의 발언도 이어졌다. 초등학교 학부모 D씨는 "우리 사회가, 의정부 교육공동체가 책임져야 할 일을 고인이 된 두 분 선생님에게 온전히 떠안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학부모도 교육의 주체로 인정받기 위해서 책임까지 함께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교사였던 E교사는 "보호자의 민원뿐만 아니라 더 교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버팀목이 돼야 할 관리자들의 태도"라며 "상황을 알아볼 생각 없이 교사 탓으로 돌리는 관리자들이 더 지치고 힘들게 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E교사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리자의 역할과 책임, 교사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어 더 나은 학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고인 측 변호사 "명백한 악성 민원과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타살"
A초등학교 고인의 대리인인 이정민 변호사는 "명백한 악성 민원과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타살"이라면서 "순직 인정 및 해당 학교의 명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박도현 사무처장은 "모든 교사가 함께 진실 규명을 외치고 철저한 조사 아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가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은 추모의 마음을 담아 현수막에 글귀를 작성하고 의정부교육지원청에 게시해 끝까지 함께 하기로 다짐했다.
앞서 2021년 6월과 12월 의정부시 A초등학교에 근무하던 두 교사가 각각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학교 측은 두 교사에 대한 각각의 사망 경위서에 '극단적인 선택'에 대한 언급 없이 '추락사'로 교육청에 보고했다.
이 사고는 학부모의 악상 민원에 시달린 서이초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계기로 뒤늦게 알려졌다. 두 교사 역시 학부모 민원 때문에 힘들어했다고 유족들이 주장했다. 현재 도 교육청이 진상 파악 합동 대응반을 꾸려 두 교사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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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고무성 기자 km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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