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기업 구내식당에 수산물 강제…비판 일자 학교는 뺐다
수협·급식업체 협약 종용…성일종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민주당, 목포 찾아 규탄대회…이재명 “국민 항쟁 선포할 것”
국민의힘이 30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에 급식업체들과 만나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며 소비 촉진을 촉구했다. 기업이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따른 수산업계의 피해를 분담하자는 취지다. 다만 급식 선택권이 제한되는 초·중·고교 학생들에게도 수산물 소비를 강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해 학교 급식은 소비 활성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성일종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한 수협·급식업체 간 상생협력 협약식’에 참석한 뒤 “기업은 사회적 책임이 있지 않나”라며 “어민들이 어려워서 함께 협약식을 하고 그러면 기업들이 나서서 또 소비하고 이런 거에 앞장선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사내 급식을 통해 수산물 소비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성 의원은 초·중·고교 학생 급식에 급식업체들이 수산물 메뉴를 늘려 선택권을 제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학교 급식이나 이런 데는 여기(협약식)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협약식에선 ‘수협중앙회가 질 좋은 우리 수산물을 합리적 가격으로 공급하고 급식업체는 수산물이 식자재로 많이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국민의힘은 수산물 소비 위축 우려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보다 더불어민주당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재해, 환경오염 같은 자연적 원인이 아니라 특정세력이 만든 거짓 괴담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소비가 급감했다”면서 “민주당의 선동이 진정 국민 건강권 때문이라면 후쿠시마의 10배가 넘는 삼중수소를 쏟아내는 중국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산업계는 일부 민주당의 주장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우려되는 피해의 직접적 원인으로 꼽았다. 김태형 멍게수하식수협회장은 “일본의 (오염수) 방류 후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고, 이종윤 전복산업연합회장은 “전복 작황이 좋아 작년도 생산이 많이 늘었는데 일본 오염수가 겹치다 보니 수산인들이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전남 목포시를 찾아 윤석열 정부를 규탄했다.
이재명 대표는 목포역 광장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규탄대회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선전포고를 한다면 이제 국민들이 이 정권을 향해 국민 항쟁을 선언해야 한다”며 “국민 여러분의 앞에서, 가장 선두에서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남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1+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과 싸울 수밖에 없다’는 윤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며 “이제 국민들이 정권 심판을 위해 국민 항쟁을 선포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규탄대회에서 “ ‘민주당하고 오염수 반대하는 사람들이 하도 떠들어가지고 식당이 안 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 정부가 괴담이니 선동이니 하며 국민들을 조롱하고, 국민들을 모욕하고, 더 나아가 아예 입에 재갈을 물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와 전남·전북 지역구 의원들, 당원 등 1500여명(주최 측 추산)이 광장에 모여 “핵오염수 해양 투기 방조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등 구호를 외쳤다. 엄영섭 목포 동부시장 상인회장은 “내년 어민에게 보상할 7000억원 정도 예산을 (정부가) 확보했다고 한다”며 “도대체 처리수가 아무 해가 없는데 왜 7000억원 예산을 책정해놨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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