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컵마저 ‘광탈’…토트넘, ‘손톱’ 세울까
풀럼전 패배로 첫 경기에서 ‘스톱’
‘비주전’ 9명 투입해 실력차만 확인
첫골 히샤를리송, 패스 성공은 29%
더 커진 손흥민 ‘원톱 선발’ 가능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이 비주전 선수를 대거 내보낸 카라바오컵 대회 첫 경기에서 지면서 트로피 하나를 시즌 초반에 날렸다. 무엇보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격차만 확인하면서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 경기 운영도 쉽지 않으리라 예상된다. 여기에 스트라이커 히샤를리송이 이 경기에서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여 손흥민(31)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는 경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30일 원정으로 치른 풀럼과의 2023~2024 카라바오컵 2라운드에서 전반 19분 자책골로 먼저 실점했지만, 후반 11분 히샤를리송의 헤더골로 승부의 균형추를 맞췄다.
이후 승부차기에 돌입했지만, 다빈손 산체스의 실축으로 3-5로 패했다.
토트넘은 이날 패배로 EPL 초반 3경기째 무패(2승1무)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전력상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우승은 쉽지 않다고 봤을 때 가장 현실적으로 획득할 수 있는 트로피를 너무 일찍 놓쳤다.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전 멤버 중 히샤를리송과 센터백 미키 판더 펜만 제외하고, 총 9명을 비주전 선수로 꾸리며 ‘플랜B’를 가동했지만 경기력은 참혹했다. 후방에서부터 중원, 최전방까지 확실히 거쳐 가는 패스로 공격 기회를 만들어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빌드업 축구는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가 상대 공격수 압박에 고전하면서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주축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빠지자 수비 뒷공간을 자주 공략당했고, 공격 작업을 할 때는 수시로 패스가 끊기며 손흥민과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의 빈자리만 확인했다. 토트넘은 전반에 유효 슈팅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손흥민, 매디슨 등 주전들이 후반 25분 이후 잇달아 투입돼 역전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 1번 키커로 골을 넣으며 제 몫을 다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큰 실력 격차는 EPL에서 토트넘의 선전을 예상하기 어렵게 한다. EPL은 이번 시즌 들어 추가시간 계산과 시간 지연 행위에 대한 경고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 경기 시간이 평균 10분 내외로 크게 늘었다. 그러면서 리그가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스쿼드가 두꺼운 팀이 선전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헤더골에 가려졌지만 히샤를리송의 오랜 부진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민을 깊게 한다. 히샤를리송의 이날 경기 패스 성공률은 29%에 그쳤고, 볼 소유권도 19번이나 뺏겼다. 공격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이다.
토트넘이 여름 이적시장에서 끝내 최전방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한다면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나설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이미 앞선 리그 경기에서 부진한 히샤를리송을 대신해 막판 톱으로 기용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이전 경기들에서는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했는데 이후 경기에서는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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