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고 놀고 쉬고! 세박자로 살아야 장수... 인류학자가 권하는 삶
가끔 유행가 가사가 피부에 와 닿는다. ‘쿵짝 쿵짝 쿵짜작 쿵짝 네 박자 속에’ 라는 송대관의 노래를 들으면서 기쁨과 슬픔, 만남과 헤어짐, 젊음과 늙음이 어우러져 박자를 타고 있는 인생살이 모습들을 되뇐다.
서양 음악은 두 박자, 세 박자, 네 박자 등 규격화된 장단을 가지고 있는 반면, 우리 전통 음악에는 이런 박자가 섞인 엇모리, 굿거리, 자진모리 등 독특한 장단이 있어, 둘은 기본 박자 개념이 다르다.
두 박자는 걷기나 달리기와 같이 앞으로 나아가는 행진곡을 이루지만 세 박자는 여유와 흥을 가지고 돌면서 나아가는 율동을 이루는 춤곡이 되는데, 박자는 음악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살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과 다른 나라 장수인이 인류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다른지 막역한 동료인 전경수 서울대 명예교수와 토론한 적이 있다. 그는 서구인의 삶은 세 박자인데 한국인의 삶은 두 박자라고 했다. 서구인들은 일하고 놀고 쉬고 세 박자로 살아가는데 우리는 오직 일하고 놀고 두 박자로만 살아간다는 지적이었다. 인류학자인 그의 견해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일하는 것은 물론 노는 것마저도 맹렬하게 할 뿐 쉴 줄을 모른다. 쉼이 없는 삶은 행복할 수 없다. 이제는 빨리빨리 앞으로만 나가려는 충동을 자제하고 쉼과 느긋함을 더한 세 박자의 삶으로 바꾸어야 할 때가 됐다. 우리나라는 머지않아 세계 최장수 국가로 등극하는데, 그 주인공들이 두 박자와 세 박자가 어우러진 엇모리와 굿거리 장단의 흥과 여유를 가지고 진정 행복하고 장수하는 모습을 세상에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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