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 쿠테타 발생…봉고 대통령 가택연금돼(종합2보)

유세진 기자 2023. 8. 3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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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아프리카 가봉의 반란군이 30일 대통령선거 결과를 뒤집고 봉고 온딤바 대통령(55)을 축출했으며 군부가 권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온딤바 대통령의 가문은 지난 55년 간 가봉에서 권력을 유지해 왔다.

봉고 온딤바 대통령은 지난 17일 연례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최근 폭력적 위기로 흔들렸지만 가봉이 불안정 시도의 인질이 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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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얼룩진 지난주 선거서 "봉고 승리" 발표 몇시간만에 발생
석유 생산 불구 봉고 가문의 55년 통치로 경제 곤경에 국민 불만
시민들, 군인들에 마실 것 건네며 "군부 만세" 외치는 등 환호
[리브르빌=AP/뉴시스] 30일(현지시각) 아프리카 중부 가봉 수도 리브르빌에서 가봉군 장교들이 국영 TV에 출연해 권력을 장악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군부는 최근 선거에서 알리 봉고 온딤바 대통령의 연임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며 봉고 가문의 55년 장기 집권을 종식한다고 밝혔다. 2023.08.30.

[리브르빌(가봉)=AP/뉴시스]유세진 기자 = 중앙 아프리카 가봉의 반란군이 30일 대통령선거 결과를 뒤집고 봉고 온딤바 대통령(55)을 축출했으며 군부가 권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온딤바 대통령의 가문은 지난 55년 간 가봉에서 권력을 유지해 왔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 지도자들은 봉고 대통령이 가택연금돼 있으며, 다른 정부 관리들도 체포됐다고 밝혔다.

봉고 대통령 역시 자신이 가택연금돼 있다며, 국민들에게 쿠데타를 받아들이지 말고 소란을 일으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가봉이 석유를 생산하는데도 봉고 가문의 오랜 통치 속에 경제가 곤궁해짐에 따라 국민들의 불만은 누적돼 왔다.

그러나 가봉 국민들은 봉고가 쿠데타로 축출됐다는 발표에 거리로 몰려나와 봉고 가문의 오랜 통치가 종식된 것에 환호했다. 일부 시민들은 군인들에게 주스 등 음료수를 건네며 "군부 만세"라고 외치기도 했다.

쿠데타는 폭력에 대한 두려움으로 얼룩진 지난주 선거에서 봉고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선언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 발표가 있은 지 몇 분 만에 수도 리브르빌 중심부에서 총성이 들렸다.

이날 아침 제복을 입은 12명의 군인들이 국영 TV에 출연, 권력을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군인들은 "가봉의 모든 기관들을 해산할 것"이 라고 말했다. 군인들의 대변인은 헌병대, 공화국경비대 등 다양한 군부대들이 쿠데타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수도 리브르빌의 상황은 즉각 명확하지 않았고, 봉고 대통령 측으로부터도 아무 말도 나오지 않고 있다.

민간 정보회사 암브레이는 리브르빌의 주요 항구들에서 모든 운항이 중단됐으며 당국은 선박의 출항 허가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의 운항이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는 즉각 밝혀지지 않았다.

쿠데타는 니제르에서 반군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몰아내고 권력을 장악한 지 약 한 달 만에 이뤄졌다. 가봉의 쿠데타로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쿠데타는 2020년 이후 8건으로 늘어났다.

봉고 온딤바 대통령은 지난 17일 연례 독립기념일 연설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최근 폭력적 위기로 흔들렸지만 가봉이 불안정 시도의 인질이 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가봉은 지하드 폭력에 시달리지 않았고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여겨졌지만,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0년 15∼24세의 젊은이들 40% 가까이가 일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다.

인구 200만여명의 가봉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 하루 약 18만1000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면적은 미국 콜로라도 주보다 약간 작다.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받아 반프랑스 정서가 확산돼 있으며, 지금도 약 400명의 프랑스군 병력이 가봉에 주둔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보른 프랑스 총리는 이날 "가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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