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살쪘다" 말하자…마약류 한달치, 단 1분이면 구했다
약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다 행인을 친 사고로 병원의 마약류 의약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게 드러났죠. 저희 취재진이 그 실태를 취재해 봤습니다. 병원에 가서 "살이 쪘다"고 말하자, 마약류로 지정된 식욕억제제와 신경안정제 한달치를 단 1분 만에 구할 수 있었고, 며칠 뒤 약을 잃어버렸다고 하자 또 바로 내줬습니다.
먼저 송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마포구의 한 내과입니다.
살이 쪘다고 하자 대뜸 얼마나 줄지 묻습니다.
키나 몸무게도 묻지 않습니다.
[병원장/A내과 : {요즘 10㎏이 급하게 쪘어요.} 그러면 비만약을 한 번 드려볼게. 며칠 치 드릴까? 한 달?]
다른 약도 달라고 해봤습니다.
[병원장/A내과 : {잠잘 때 편하게 잘 수 있게 좀…} 네, 알겠습니다.]
마약류로 지정된 식욕억제제와 신경안정제 한 달 치를 1분 만에 구했습니다.
닷새 뒤 다시 갔습니다.
[병원장/A내과 : 약 떨어졌어? {택시에 놓고 내려서.} 그렇게 또 드릴게.]
처방 받은 식욕억제제는 한 번에 많은 양을 먹으면 환각이나 공격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경안정제는 중독될 위험도 있습니다.
약품 정보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운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약국에 물어봤습니다.
[약국 : {운전 하면 안 되나요?} 아니요. 상관없어요.]
어디서도 주의 사항은 얘기해주지 않았습니다.
이 병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마약류 처방이 안전사용기준을 벗어났다'는 통보를 이미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처방을 내주고 있습니다.
일정 기간만 처방을 줄이면 식약처 정식 조사나 경찰 수사 의뢰를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기간이 지나면 이렇게 또 마약류를 처방해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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