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고가 경신한 엔비디아…주가 위협 요인 '셋'[오미주]
[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엔비디아 주가가 29일(현지시간) 사상최고가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구글 클라우드와 AI(인공지능) 분야에서 업무 제휴를 맺었다는 소식에 4.2% 오른 487.84달러로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이 1조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의 AI 칩인 H100 GPU는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 대부분은 엔비디아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는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를 커버하는 애널리스트 51명 중 16명이 '강력 매수', 31명이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전체 애널리스트 중 92%가 엔비디아 매수를 추천하는 것이다.
'보유' 의견은 3명,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은 1명뿐이다. '매도' 의견은 한 명도 없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목표주가도 621.88달러에 이른다. 이는 이날 종가 대비 27.5% 높은 수준이다. 최고 목표가는 1100달러에 달한다. 반면 최저 목표가는 382.40달러다.
그렇다면 엔비디아에 '보유'나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을 제시한 소수파 애널리스트들은 왜 엔비디아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기업의 특징은 누가 금을 발견하든 상관없이 돈을 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삽과 곡괭이도 사람들이 금을 캐기 위해 몰려들 때나 잘 팔리지 골드러시가 가라앉으면 판매가 급감한다.
'라디오 프리 모바일'을 발간하는 독립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윈저는 AI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이 지금 너무 비싸다며 경쟁 심화로 AI 이용료가 떨어지면 엔비디아의 AI 칩 가격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생성형 AI인 챗GPT는 현재 한달 이용료가 20달러가량이다. 윈저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무료로 이용 가능한 생성형 AI가 등장하고 단기간에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해야 하는 AI 스타트업들이 늘어나면 AI 서비스 이용료가 1년에 20달러 정도로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엔비디아 칩을 사용하는 AI업체들은 칩 가격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몬드 제임스는 엔비디아가 현재 2만5000~3만달러에 판매하고 있는 H100 생산비용이 3320달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엔비디아 고객사들이 그간 주문한 칩을 소화하면서 엔비디아 칩에 대한 구매 속도를 늦출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치뱅크는 엔비디아에 '보유' 의견을 유지하며 더 좋은 매수 시점을 기다리라고 권고했다.
미국 정부는 이같은 저성능 AI 반도체조차 중국에 수출하려면 라이센스를 따로 받도록 하는 추가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주 5~7월 분기 실적 발표 때 전체 매출액 중 중국 비중이 과거 수준인 20~25%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추가로 규제한다고 해도 지금은 수요가 워낙 많아 즉각적인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배런스는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가 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 실적에 타격이 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콜레트 크레스도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우리의 데이터센터 GPU를 중국에 아예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가 시행된다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시장 중 하나를 영구히 잃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바이두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구매를 줄일 수도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대표적인 AI 회사인 커다쉰페이의 류칭펑 회장은 지난 27일 중국 화웨이가 개발 중인 GPU의 성능이 엔비디아가 3년 전에 출시한 A100에 필적한다고 말했다.
A100은 지난해부터 미국 정부의 수출 제한을 받고 있어 엔비디아는 A100보다 성능이 낮은 A800을 만들어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같은 독점적 지위 때문에 엔비디아는 5~7월 분기 매출총이익률이 71%에 이를 정도로 고마진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독점적 지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알 수 없다. 우선 AMD가 올해 안에 새로 개발한 데이터센터 GPU인 MI300을 출시한다.
엔비디아의 고객사들도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 구글 클라우드는 이날 엔비디아와 AI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자체적으로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이라는 AI 반도체도 보유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1위 업체인 아마존도 엔비디아의 GPU를 대체할 수 있는 자체 반도체를 보유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실적이 급증하며 이런 우려를 불식시켜 왔다. 엔비디아는 올들어 주가가 3배 이상 뛰었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이 빠르게 늘며 밸류에이션은 올 1분기보다 지금이 더 낮아졌다.
하지만 배런스는 엔비디아의 놀랄만한 성장세가 시장의 기대치를 높여 주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한 기준을 끌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란 결국 기대감으로 오르기 때문에 기대치가 올라갈수록 기대치를 충족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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