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고마운 선수" 한화에 돌아오기 참 잘했다, 이게 바로 'FA 모범생'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한화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있다. 바로 베테랑 이태양이다. 사령탑도 고맙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이태양은 201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36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선발과 불펜을 왔다갔다 하며 2019년까지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그러다 2020년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로 이적했다. 이태양에게는 믿기 힘든 소식이었다. 그만큼 한화에 애정이 컸던 크다. 그래서 트레이드 통보를 받은 후 펑펑 눈물을 쏟을 수 밖에 없었다.
SSG에서 3년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한화에서 했던 것처럼 스윙맨으로 나서며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승까지 경험했다. 어느 때보다 값진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태양은 2020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그의 선택은 친정팀 복귀였다. SSG가 그를 붙잡지 않은 것은 아니다. 샐러리캡이 가득차 아쉽게 협상 테이블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다.
또 다른 팀도 이태양에게 구애를 했다. 하지만 한화에 대한 애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2년 25억원에 친정팀 복귀를 선언했다.
한화에서도 보직은 불펜으로 시작했다. 롱릴리프부터, 필승조, 추격조까지. 마무리를 제외하곤 불펜 보직 전부를 소화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선발 임무까지 맡게 됐다. 한승혁과 장민재가 나란히 부진해 2군에 내려가면서 선발 공백이 생기자 최원호 감독은 바로 이태양부터 찾았다.
지난 16일 창원 NC전에 첫 선발로 등판한 이태양은 5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선발 복귀전에 바로 선발승까지 따냈다.
한화 소속으로서의 이태양 선발승은 무려 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7년 6월 18일 대전 KT전(5이닝 3실점 2자책점) 이후 2250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다.
이후 22일 삼성전에서도 나와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날은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지만 2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28일 대전 롯데전에 세 번째 선발 등판이 예고됐다. 하지만 비로 하루 뒤로 밀렸는데, 30일 경기도 비로 인해 취소됐다. 이태양은 31일 롯데전에 나선다.
계속해서 선발 등판이 밀리면서 이태양은 9일 만에 등판하게 됐다. 보통 선발 투수는 5일 휴식 후 등판한다. 그런데 이렇게 날짜가 미뤄지면 컨디션 조절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최원호 감독은 이태양을 믿고 내보낸다.
최 감독은 "이태양이 (한 턴 빠지고) 뒤로 가게 되면 텀이 너무 길어진다. 문동주가 빠지면 이태양이 주축이 되어 던져야 한다"고 31일에도 선발로 예고한 배경을 밝혔다.
궂을 일을 마다하지 않고, 투수 조장으로서의 역할도 잘 해내는 이태양을 구단으로서는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다.
최원호 감독은 "보직을 왔다갔다 하는게 정말 힘들다. 이태양이 있어 운영자 입장으로서는 참 고맙다. 투수 쪽에는 이태양, 타자 쪽에는 김태연이 고마운 선수다"고 활짝 웃었다.
이태양은 31일 투구수 80~90개를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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