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이들은 왜 은둔에 들어갔나?‥"배신당하고 버려진 느낌"

박소희 2023. 8. 30. 20: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고립·은둔 청년의 실태를 살펴보는 연속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이들 청년은 고립과 은둔을 '선택한' 것일까요, 아니면 어쩔 수 없이 그리 '내몰린' 것일까요?

직접 말하는 이유는 여럿입니다.

개인의 좌절감도 있지만, 잇따른 취업 실패나 학창시절 따돌림도 있습니다.

박소희 기자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작년까지 7년 동안 은둔 생활을 해왔던 37살 상현 씨.

방 바닥은 쓰레기와 상자들로 메웠습니다.

전형적인 은둔 청년의 집입니다.

[고상현(가명, 음성변조)] "집에서 그냥 누워서 그냥 시체처럼 잠만 잤고‥ 흰 봉지가 쌓여있는 그런 집들 있죠. 음식 봉투. 그런 집처럼 되죠. 밖으로 배출을 안 하게 되니까"

인적이 줄어든 자정 무렵..집 밖 나들이를 합니다.

두 달 전, 어렵게 일자리를 구한 덕분입니다.

사람들과 접촉하지 않은 채 인터넷을 모니터하는 일입니다.

[고상현(가명, 음성변조)] "내가 지금 힘든데 굳이 사람들 만나서 난 괜찮은 척 이렇게 하는 것보다 그냥 집안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더 편했던 거죠."

상현 씨가 은둔을 처음 시작한 건 직장을 잃은 뒤였습니다.

4년간 잘 다니던 게임회사에서 구조조정된 뒤 여자 친구와도 헤어졌습니다.

[고상현(가명, 음성변조)]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냥. 배신당하고 버려졌고 세상에 내 편이 아무도 없고 그랬다는 느낌이‥"

청년들이 고립·은둔을 택하는 가장 큰 이유, 바로 '취업 실패'입니다.

그런데, 상현 씨는 취재진을 만나고 며칠 뒤, 또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다시 은둔에 빠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조현주/파이심리상담센터 센터장] "나름대로는 많은 시도와 노력을 했을 확률이 되게 높고요. 그런데 나에게 남는 게 별로 없다. 친구도 없고‥"

33살 장진수 씨의 은둔은 학창 시절 시작됐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 못해 결석이 잦았고, 다니던 대학도 두 번이나 자퇴했습니다.

[장진수(가명, 음성변조)] "뭔가 얘기가 잘 안 나와요. (남과) 비교하는 게 저를 많이 힘들게 만든 것 같아요. 너무 스스로가 초라하고 보잘 것 없게 느껴져서 사소한 것도 못하겠다고.."

고립과 은둔의 또 다른 이유, 인간 관계의 어려움, 학업 중단입니다.

문제는 이들도 생계를 위해 일거리가 필요하고, 어쩔 수 없이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실의 벽은 높습니다.

[김우진(가명, 음성변조)] "90명, 100명이 지원한 거예요, 한 명 뽑는데. 그냥 아예 포기를 해버리게 되더라고요. 다음 날 눈을 안 떴으면 좋겠어요. 모든 의욕이 없으니까 희망도 없고‥"

청년재단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들이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경우 경제적 가치가 7조 원이 넘을 것이란 추산도 있습니다.

[조현주/파이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사회가 너무 이들을 부적응자로 낙인 찍고, 정말 취약한 사람으로만 본다면 점점 이들은 사회에 나갈 수가 없게 되는 것 같아요."

이들의 은둔이 깊어지고, '고립 중년'으로 세대를 이어갈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사회적 실패'를 딛고 일어설 대책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취재 : 박주영, 장영근, 고헌주, 이준하 / 영상편집 : 송지원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박주영, 장영근, 고헌주, 이준하 / 영상편집 : 송지원

박소희 기자(so2@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19803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