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세상을 잇는 '복음의 다리'
110여년전 로버트 하디 선교사에 의해 설립
독립운동가 신석구 6대 담임목사…민족교회
전쟁 고아 성육보육원…미군들의 작은 섬김으로 출발
70여년간 수표교교회가 전담 운영
친부모 학대아동 많아 심리치료 필요
정서적 안정위해 정부 지원 확대해야
퇴소 이후 자녀들 위해 다양한 섬김 준비
[편집자 주]
각 지역 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92번째 순서로 한국전쟁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세워진 성육보육원을 70여 년간 섬기며 복음으로 하나님과 세상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시 서초구 수표교교회를 찾아가 본다.
110여 년 전 한국교회 부흥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하디선교사에 의해 세워진 기독교대한 감리회 수표교교회.
수표교교회는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가운데 한 명인 신석구 목사가 6대 담임목사로 섬긴 한국교회와 역사에 크게 기여한 교회이다.
[김진홍/수표교교회 담임목사]
"수표교교회는 올해 113년 된 역사인데 우리 민족의 애환과 같이 했던 그런 민족교회로 알려졌습니다. 왜냐하면 1903년부터 하디 원산 대부흥을 일으켰던 로버트 하디 선교사님이 남감리회로부터 정식으로 1대 목사로 파송했던 교회가 바로 우리 교회이고, 청계천 옆에 처음 교회를 세울 때 그분이 미국에서 선교모금을 해서 세웠던 교회가 우리 교회의 첫 교회입니다. 그리고, 또 1919년 3.1운동이 있었는데 그때 민족 대표가 33인이잖아요. 그런데 마지막에 그 민족 대표에 합류한 분이 누구냐 하면 신석구라는 분이신데 그 신석구 목사님이 그 당시 수표교회 담임 목사님이셨습니다."
청계천 수표교 다리 옆에 세워졌다해 수표교교회라고 칭했지만 그 이름이 주는 또 다른 의미가 크다.
[김진홍/수표교교회 담임목사]
"이 수표교, 수표교라는 것이 그 청계천의 물 높이를 재던 것이 수표고 그 옆에 있는 다리가 수표교 다리입니다. 그리고 그 다리 옆에 있던 교회가 세워졌기 때문에 '수표교교회'라 이렇게 됐습니다. 그 다리가 어떤 의미이냐 하면 한양 도성 안에 있는 양반과 또 수표교를 지나서 청계천을 넘어서 있는 평민과 그 사이를 잇는 다리가 수표교 다리예요. 그래서 우리 교회는 옛날부터 하나님과 하늘과 땅을 잇고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을 잇고 교회와 또 세상을 잇는 그런 의미의 그런 생각을 많이 갖고 있고 이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수표교교회의 가장 오래 된 섬김 사역은 보육.
1952년 한국전쟁 고아들을 돌보기 위해 미군들의 작은 섬김으로 출발한 성육보육원.
수표교교회가 70여 년 동안 운영하고 있는 성육보육원엔 미취학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5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예전엔 부모가 없거나 빈곤 가정의 자녀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친부모의 학대로 들어온 아이들이 많다.
[최미예/성육보육원장]
"친부모의 학대가 가장 많습니다. 신체 학대보다는 예전에 사실 신체 학대가 가장 많았는데 요즘엔 신체 학대보다는 방임이 더 많아요. 부모님들이 이제 아이가 너무 어린데 아이만 두고 본인들끼리 pc방을 가신다든지 친구를 만나러 나가신다든지 혼자 있기엔 너무 힘든 그런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해서 강제 분리가 된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그리고 이제 미혼모 아이들, 베이비 박스나 이런 데를 통해서 입소한 아이들, 미혼모 아이들도 있고요. 그리고 예전처럼 가정이 어려워서 오거나 이런 경우는 좀 많이 줄고 있는 편이에요."
친부모 학대비율이 높다보니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아동들이 많다.
하지만 정부지원이 부족해 지원 확대가 절실한 상황.
[최미예/성육보육원장]
"어른들한테 상처를 많이 받은 아이들이라 심리, 정서적으로 안정이 안 돼 있어요. 그래서 분노 조절도 안 되고, 아이들이 어른에 대한 신뢰도 없고 그러다 보니까 작은 일에도 화를 많이 내기도 하고 스스로 자존감이 굉장히 낮아요. 나는 쓸모없는 존재다 이런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사실 심리치료가 신체가 아프면 약 먹으면 금방 낫는 것처럼 금방 나아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좀 길게 치료하는 아이들은 6~7년, 뭐 이렇게도 하거든요. 그런 아이들이 그래도 2년 동안 그렇게 지원도 받고 하는데 정부의 지원이 많이 부족해요. 어린아이들 위주로 정부 지원이 좀 더 많아지면 아이들이 좀 더 건강하게, 그러니까 사실은 몸 건강한 것도 기본이지만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면서도 조금 더 행복하게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17년째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 최미예 원장은 아이들의 마음 건강을 위해 엄마로, 멘토로 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최미예/성육보육원장]
"퇴소한 아이들이 연락 없다가 문자로 엄마 오늘 어땠어요? 저는 오늘 잘 지냈어요, 이러면서 엄마도 오늘 마무리 잘하세요. 그냥 일상적인 인사를 하는데도 가끔씩 울컥할 때가 있어요.그냥 가만히 있다가 아이들이 그냥 자기 소식을 그냥 편하게 엄마처럼 이렇게 보내주는 그런 것들을 볼 때에는 사실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잘했다. 제가 낳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한테 내가 마음을 다한 걸 아이들이 내 마음을 알아주는 구나 이런 부분에서는 보람을 많이 느껴요."
원생들도 성육보육원이 있어 웃을 수 있고 형제, 자매가 많아 행복하다고 얘기한다.
[김지애(가명)/성육보육원]
"저희가 1년에 한 번씩 전 가족 수련회라고 다 같이 여행을 가는데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애들이랑 친해질 기회도 생기고 애들 다 같이 노니까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아요."
[정은아(가명)/성육보육원 퇴소생]
"다른 가정집들보다 아이들이 많아서 같이 놀 사람들이 많아서 좋았어요. 그리고 다툼이 많지만 함께 웃고 웃으면서 노는 게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수표교교회는 보육원 자녀들이 퇴소 이후에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섬김을 찾고 있다.
[김진홍/수표교교회 담임목사]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퇴소를 해야 됩니다. 그게 사회의 문제가 되잖아요. 그런데 퇴소를 하게 되면 국가에서 그 아이들이 살 수 있는 어떤 집은 준비하는데 이 아이들이 우리 이제 얘기를 들어보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걱정이 없다는 거예요.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어느 순간부터 어, 내가 퇴소해? 이렇게 하면서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는 거죠. 그래서 그 퇴소하는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박탈감, 또는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그런 것을 위해서 우리가 함께 걱정하고 우리 교회가 성육보육원 퇴소생 도움 모임을 만들어서 교우들이 할 수 있는 역량껏 퇴소한 아이들을 섬기려고 지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과 세상을 잇는 또 다른 섬김, 반지마을 요양원.
경기도 평택에서 몇 안 되는 사회복지법인, 하나님의 사랑으로 어르신들을 섬기고 있다.
[김필상/반지마을요양원장]
"어르신들의 마지막 여생, 천국에 가실 수 있는 그 길을 저희가 최대한 도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르신들이 몇몇 분은 지금 신앙을 갖고 계시지 않으신데요. 저희가 선생님들의 기도와 사랑으로 예수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노숙인 밥퍼, 북한선교, 이주민 섬김 등 다양한 사역으로 교회 이름의 의미를 살려 복음의 가치를 드러내며 그 복음으로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고 있는 수표교교회.
김진홍담임목사는 앞으로도 이웃을 소중하게 여기는 공동체가 되겠다고 말한다.
[김진홍/수표교교회 담임목사]
"예수님께서 하늘에서 이 땅에 성육신 하신 것처럼 저는 교회라는 존재는 공동체는 이 지역을 위해서 지역을 성화시키기 위해서 성육신된 공동체의 존재라고 인식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우리 교회는 이웃을 섬기는 일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고 섬기려고 그럽니다."
[영상기자 / 이정우, 영상편집 /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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