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홈피에 백선엽 웹툰 부활… 홍범도 OUT, 백선엽 IN?

김경준 2023. 8. 30. 2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육군사관학교가 백선엽 장군의 6·25전쟁 공로를 담은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를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했다.

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설치한 2018년 삭제한 이후 5년 만이다.

30일 육사 홈페이지에는 30회 분량의 백선엽 장군 관련 웹툰이 올라있다.

특히 육사는 국가보훈부가 백 장군이 안장된 국립현충원 기록에서 친일 행위 문구를 삭제한 이튿날 웹툰을 재게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년전 서버 문제 해결됐는데, 지난달 일괄 재게재
보훈부 국립현충원 홈페이지 친일 기록 삭제 이튿날
"백선엽은 가짜 영웅" 육사 내부 비판도 넘어야
백선엽 장군의 업적을 다룬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의 한 장면. 육사 홈페이지 캡쳐

육군사관학교가 백선엽 장군의 6·25전쟁 공로를 담은 웹툰 '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를 홈페이지에 다시 게재했다. 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설치한 2018년 삭제한 이후 5년 만이다. 공산주의 이력을 빌미로 홍 장군 동상을 이전하려는 상황에서 친일 논란이 있는 백 장군 띄우기에 나선 셈이다.

30일 육사 홈페이지에는 30회 분량의 백선엽 장군 관련 웹툰이 올라있다. 시점은 지난달 25일로 돼 있다. 다부동 전투 장면을 시작으로 육군 영웅으로서 백 장군의 생애를 다뤘다.

이 웹툰은 육사 학술정보원이 제작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5~9월 연재됐다. 하지만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으로 규정한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1월 돌연 삭제했다. 당시 육군 관계자는 "역사 재조명과는 무관하며, 후속 웹툰 게재로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육사 측은 웹툰을 다시 올린 것에 대해 "2018년에는 육사 서버 용량이 부족해 후속 웹툰 게재와 속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삭제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3년 전쯤 국방통합데이터센터로 일원화되면서 문제가 해소됐고, 교육자료로서의 가치 등 검토 과정을 거쳐 홈페이지 개편과 함께 최근 다시 게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7월5일 경북 칠곡 다부동 전적 기념관에서 열린 고 백선엽 장군의 동상 제막식에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종섭 국방부 장관,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등 내빈들이 제막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연합뉴스

석연치 않은 설명이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서도 3년을 뜸들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육사는 국가보훈부가 백 장군이 안장된 국립현충원 기록에서 친일 행위 문구를 삭제한 이튿날 웹툰을 재게재했다. 정부와 군은 지난달 초 경북 칠곡 다부동에 백 장군 동상을 세우며 한참 분위기를 띄우던 상황이었다.

이에 홍 장군 흉상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백 장군 흉상이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육사 안팎에선 "육사의 상징적 공간인 충무관 앞에 6·25 영웅 흉상이 빠진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불만도 나오는 상황이다.

육군역사연구소장을 지낸 육사 40기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백선엽 장군 비판글. 한설 페이스북 캡쳐

다만 백선엽 장군이 홍범도 장군을 대신할 경우 최근 불거진 역사이념 논쟁이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육군역사연구소장을 지낸 한설 예비역 육군 준장(육사 40기)은 페이스북에 "백선엽은 부대를 버리고 농부옷으로 갈아입고 사라져 한국전쟁 초기 제1사단의 붕괴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사단장"이라며 "가짜 영웅을 진짜 영웅으로 둔갑시키는 것은 국가의 정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방부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