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준비의 대명사였는데...' 1위 LG 시즌 막판 최대 위기 봉착했나, 과연 이번엔 어떻게 넘길까
LG 트윈스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었으나, 경기 전 내린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면서 연이틀 휴식을 취했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추후에 편성될 예정이다.
당초 LG는 전날(29일) 잠실 두산전에 이정용을 선발로 내세울 예정이었으나 비로 취소됐다. 이에 30일 경기에서도 이정용을 선발로 앞세우려 했으나 또 취소됐다. 일단 LG는 31일 두산과 맞대결에서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선발 투수로 결정했다. 이에 맞서 두산 베어스는 토종 에이스 곽빈이 선발 출격한다.
LG 트윈스는 올 시즌 '준비의 대명사'로 통했다. 가장 큰 위기는 시즌 초반이었던 4월부터 찾아왔다. 거의 선발진이 무너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전반기 동안 팀 내 다승 1위였던 아담 플럿코와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임찬규. 사실상 이 2명의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 몫을 다하며 선발진을 이끌었다. 플럿코는 전반기 17경기에 선발 등판해 11승 1패 평균자책점 2.21이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임찬규 역시 전반기 17경기에서 6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당초 임찬규는 롱 릴리프로 시작했지만, 기존 선발진의 이탈 속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뒤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켈리는 전반기 18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5패 평균자책점 4.44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켈리는 후반기 6경기에서도 2승 2패 평균자책점 4.24를 마크하고 있다. 여기에 시즌 시작 전 3선발과 4선발로 각각 낙점받았던 이민호와 김윤식이 제 모습을 찾지 못한 게 뼈아팠다.
이렇게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불펜마저 흔들렸다면 LG는 시즌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질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위기가 오기도 했다. 기존 필승조였던 '이정용-정우영-고우석'이 부진과 부상 등으로 자신의 투구를 펼치지 못했다. 정우영은 전반기 동안 41경기에서 2승 4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08로 예전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우영은 2021시즌 7승 3패 27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22, 2022시즌엔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로 좋은 활약을 펼쳤기에 올 시즌 초반 부진은 예상 밖이었다. 또 이정용은 전반기 26경기에서 3승 1패 1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5.90의 성적을 올렸다. 이정용은 코칭스태프의 조언대로 포크볼을 장착한 뒤 4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7의 좋은 성적을 찍고 있다. 고우석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어깨 부상의 여파 속에 전반기 19⅓이닝(20경기)밖에 던지지 못했다.
그래도 LG가 버티면서 선두로 치고 올라갈 수 있었던 건 바로 '준비' 때문이었다. LG 코칭스태프는 지난겨울 스프링캠프 기간에 '함덕주-박명근-유영찬'의 필승조 '플랜B'를 미리 준비시켰다. 그리고 이들은 기존 필승조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함덕주는 3승 무패 3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1.28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박명근은 4승 무패 5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25로 맹활약했다. 유영찬 역시 4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75로 좋았다. LG는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진 상황 속에서도 이들이 활약하는 '불펜 데이'로 버텼다.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플럿코의 대체자는 김윤식이다. 7월 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김윤식은 전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사실 김윤식 역시 준비된 선발 자원이라 볼 수 있다. LG는 최원태를 키움 히어로즈로부터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켈리와 플럿코의 외국인 원투 펀치와 함께 최원태, 임찬규, 이정용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예정이었다. 이정용이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면서 김윤식의 1군 콜업이 뒤로 밀렸다. 대신 계속해서 준비는 하고 있었다.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김윤식은 더 대기하고 있다가 필요한 상황이 되면 올릴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리고 플럿코가 이탈하면서 준비하고 있던 김윤식을 1군으로 불렀다.
염 감독은 30일 "이런 사태를 대비해 준비를 엄청나게 시켰다. (김)윤식이가 잘 버텨줘야 한다. '키(Key)'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며 신뢰를 보냈다. 김윤식은 퓨처스리그 4경기에 출장, 1승 1패 평균자책점 5.52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에는 지난 23일 상무를 상대로 3이닝 1피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아울러 염 감독은 다른 선발 후보로 "이민호와 강효종, 손주영도 있다"고 언급한 뒤 "(손)주영이가 가장 빨리 기회를 얻을 것 같다. 내달 9일 더블헤더(광주 KIA전) 2차전에 나간다"고 예고했다. 과연 LG가 또 찾아온 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인가.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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