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특허 빨리 풀릴까”…美 약값 인하 품목 공개에 제약사들 기대감 솔솔

김명지 기자 2023. 8. 3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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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29일(현지 시각)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제도) 가격 인하 협상 대상 의약품 10개 품목을 공개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 전무는 "미국 정부가 케미칼 의약품은 출시 9년이 지나면 가격 인하 협상 대상에 포함시키지만, 바이오의약품은 13년까지는 가격을 보장한다"며 "앞으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연구 개발에 투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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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케어 가격 인하 협상 의약품 공개
특허 만료 앞둔 만성질환 치료제 대거 포함
“특허 방어 전략 대폭 수정 불가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9일(현지 시각) 메디케어(노인 의료보험제도) 가격 인하 협상 대상 의약품 10개 품목을 공개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국계 대형 제약사들이 신약 특허 방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복제약을 개발해온 국내 제약사에 기회라는 전망도 나온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메디케어의 약값 인하 품목이 공개된 후 국내 제약사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앞서 미국 정부는 메디케어에서 가장 지출이 많은 50개 품목 가운데 출시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복제약이 없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가격 인하 대상으로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들은 그동안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국내 제약사들은 가운데 미국에 의약품을 직접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도 뇌전증 신약인 세노바메이트를 미국에 직접 판매하지만 내부 검토 결과 직접적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미국 국민이 많이 소비하는 의약품의 가격을 낮출 방침을 밝혀오다가 이날 가격 인하 대상을 처음 공개했다. 명단에 포함된 제약사들은 메디케어에 해당 제품의 연구개발(R&D) 비는 물론 생산비 특허 정보, 매출와 판매량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이를 통해 25% 이상 약값을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목록에서 당뇨병⋅심부전⋅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만성질환 의약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향후 5년 이내 특허가 만료되는 약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전화 위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목록을 보면 10개 품목 가운데 당뇨병 치료제가 4개, 자가면역치료제가 2개, 항응고제가 2개, 심부전 치료제가 1개였다.

건선과 크론병 같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스텔라라의 특허는 다가오는 2025년, 당뇨병 치료제인 자누비아는 2026년 5월 특허가 풀린다. 항응고제인 엘리퀴스는 오는 2028년, 관절염 건선 치료제인 엔브렐은 2029년에 특허가 만료된다. 이들 의약품은 국내에서도 수입에 의존한 오리지널 의약품들로, 국내 제약사들이 특허에 묶여 복제약을 개발하지 못한 약들이다.

그동안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약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복제약이 나오지 못하도록 특허 방어전을 펼쳤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가격 인하 정책으로 복제약 출시를 막아내더라도 가격은 25% 이상 깎일 처지가 됐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전무는 “복제약 출시를 막기 위해 써 왔던 특허 방어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압박으로 어차피 가격을 낮춰야만 한다면, 특허 방어전에 쓰는 비용을 줄이면서 복제약에 시장을 개방하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는 뜻이다.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당뇨⋅심부전⋅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은 국내 제약사들이 집중해서 개발해야 할 분야다”라며 “한국은 복제약 산업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기술과 노하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산업 육성 방안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전무는 “미국 정부가 케미칼 의약품은 출시 9년이 지나면 가격 인하 협상 대상에 포함시키지만, 바이오의약품은 13년까지는 가격을 보장한다”며 “앞으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연구 개발에 투자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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