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주장의 통렬한 반성 "선수들이 잘했으면 이런 일 없었을텐데…"

윤욱재 기자 2023. 8. 30.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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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치홍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윤욱재 기자] "선수들이 잘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롯데 주장 안치홍(33)이 래리 서튼(53) 전 롯데 감독의 퇴진에 미안한 마음을 나타냈다. 또한 앞으로는 이종운(57) 감독대행 체제에서 팀 분위기를 수습하고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짐하기도 했다.

안치홍은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롯데-한화전이 우천취소가 결정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서튼 전 감독의 퇴진을 바라보는 심경과 남은 시즌 각오 등을 전했다.

롯데는 지난 28일 서튼 전 감독의 자진 사퇴를 발표하면서 이종운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서튼 전 감독은 27일 어지럼증으로 인해 사직 SSG전을 결장했고 경기 종료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나타냈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안치홍은 서튼 전 감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일찍 출근해서 서튼 감독님을 잠시 만날 수 있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고 앞으로 건강 잘 챙기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 그러자 서튼 감독님은 '앞으로 파이팅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무엇보다 '나를 포함해서 선수들 개개인이 더 잘 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죄송하다'는 이야기도 했다"

사령탑은 떠났지만 시즌은 계속된다. 비록 롯데는 지금 7연패 수렁에 빠져 있지만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5위 KIA와의 격차는 5경기. 과연 롯데는 대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까.

"주장으로서 좋지 않은 상황이 생겼지만 우리는 프로 선수들이고, 아직 남은 경기도 있고, 기회도 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는 안치홍은 "먼저 선수들에게는 처진 분위기부터 끌어 올리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분위기가 올라온다면 팀의 경기 내용이나 성적 등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안치홍을 따로 불러 "모든 팀원이 이겨내야 한다. 고참 선수들이 뭉쳐서 분위기를 다시 끌어 올려보자"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고참 선수들끼리도 "이기는 생각만 하자. 아직 우리에게 기회가 남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자.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 안치홍(왼쪽)과 래리 서튼 전 롯데 감독 ⓒ곽혜미 기자
▲ 롯데 안치홍이 1루로 송구하고 있다. ⓒ곽혜미 기자

롯데는 6월 초까지만 해도 돌풍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이후 롯데는 깊은 부진에 빠지면서 지금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치홍은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연승도 하고 연패도 하기 마련이다. 선수들이 결과에 대한 부담이 생기면서 활발하지 못한 움직임이 많이 보였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각자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씩 갖고 있는 것 같다. 이제는 그런 두려움을 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라면서 "4~5월에도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부딪혔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늦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그 두려움을 깨고 남은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은 남은 시즌 키플레이어로 안치홍을 비롯해 전준우, 정훈 등 고참 선수들을 지목했다. 마침 안치홍은 7월에 타율 .255 1홈런 7타점으로 그리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8월에만 타율 .371 3홈런 12타점을 폭발하면서 타격감을 회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스스로는 반등에 성공한 상태다. "나도 이전에는 타격감을 잘 잡지 못하면서 위축된 타격을 했다. 그래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스윙하면서 실투 놓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실투가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 이제는 그것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안치홍의 말이다. 안치홍처럼 롯데 선수들도 하나 둘씩 반등한다면 그 힘이 모여 대반전을 일으킬 수도 있다.

벌써 안치홍도 롯데에서 네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롯데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20년 124경기에서 타율 .286, 출루율 .351, 장타율 .413에 8홈런 54타점 14도루를 남겼던 안치홍은 2021년 119경기에서 타율 .306, 출루율 .379, 장타율 .458에 10홈런 82타점 3도루를 기록했고 지난 해에도 132경기에서 타율 .284, 출루율 .354, 장타율 .436에 14홈런 58타점 7도루를 마크하면서 꾸준한 타격감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는 101경기에서 타율 .297, 출루율 .380, 장타율 .398에 6홈런 53타점 3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다시 FA 자격도 얻는다.

안치홍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다"라면서도 "주장을 맡으니까 개인적으로 중요한 것보다 우리 팀이 어떻게 하면 잘 나아갈 수 있을지 생각을 더 많이 하는 것 같다. 빈말이 아니라 끝까지 팀 성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팀의 반등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두고 있음을 말했다.

▲ 안치홍 ⓒ곽혜미 기자
▲ 안치홍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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