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구한말 장부에 담긴 영월 군수의 `기발한` 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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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 1학년 때 답사를 가서 우연히 빗살무늬토기 파편을 주운 것을 계기로 지난 30여 년간 역사자료를 모으며 '역사 컬렉터'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구한말 영월 군수의 장부에서 기발한 세금 수탈 방식을 발견한다.
그가 1904년 영월군수로 재직했던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동학혁명의 불씨를 당겼던 고부군수 조병갑 뺨 칠 정도의 탐관오리 수탈가 강봉원의 만행은 저자의 추적으로 늦게나마 만천하에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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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호 지음 / 휴머니스트 펴냄
저자는 대학 1학년 때 답사를 가서 우연히 빗살무늬토기 파편을 주운 것을 계기로 지난 30여 년간 역사자료를 모으며 '역사 컬렉터'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동안 모은 수집품의 양은 자신도 정확히 모를 만큼 방대하다. 저자는 수집품 하나하나에 담긴 깊고 오랜 이야기를 소개하는 글을 쓰고 있다. 이 책 역시 호적, 장부, 사진, 골동품 등 같은 빛바랜 물건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10가지 장면을 조명한다. 탐정과 같은 예리함으로 수집품에 담긴 역사를 밀도 있고 입체적인 방식으로 좇아 나선다.
저자는 구한말 영월 군수의 장부에서 기발한 세금 수탈 방식을 발견한다. 영월 군수 강봉원의 수탈은 상상을 초월한다. 효도하지 않았다고, 불화한다고 세금을 거뒀다. 중이 흰쌀밥 먹었다고, 외손자가 제사를 모셨다고 돈을 뜯어냈다. 주민 보호 차원에서 곰 사냥을 한다면서 경비 명목으로 마음 단위로도 세금을 부과했다. 저자는 장부 상의 강봉원이 실존인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을 샅샅이 뒤졌다. 마침내 승정원일기에서 그의 이름을 찾아냈다. 그가 1904년 영월군수로 재직했던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동학혁명의 불씨를 당겼던 고부군수 조병갑 뺨 칠 정도의 탐관오리 수탈가 강봉원의 만행은 저자의 추적으로 늦게나마 만천하에 드러났다.
저자는 수집품에서 불쑥 솟아나는 질문을 붙들고 흥미로운 추리를 시작해 숨겨진 이야기들을 찾아낸다. 호적 문서에선 100살이 넘어도 해방되지 못한 노비의 비밀을, 졸업 사진에선 3·1운동 중 행방이 묘연해진 소년의 사연을, 유언장에선 아내와 아이를 버리고 떠나야만 했던 청년의 딱한 사정을 세상 밖으로 끌어낸다.
독자들과 동행하는 색다른 스타일의 역사 읽기다. 독자들은 묘하게도 '역사 탐정'이 펼쳐놓는 이야기에 동참된다. 독자들은 어느새 역사를 들여다보는 폭과 깊이가 넓고 깊어졌음을 느낄 것이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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