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호' 출범…"나이·직급 안 따지고 능력만 볼 것"

정지은 2023. 8. 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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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신임 대표가 30일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T 제공


‘38년 LG맨’인 김영섭 전 LG CNS 사장(64·사진)이 재계 순위 12위인 국내 최대 통신그룹 KT의 신임 대표에 취임했다. KT는 지난 3월부터 약 6개월간 이어진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를 끝내고 새롭게 출발한다.

KT는 30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김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 선임안은 전체 의결 참여 주식의 60%가 넘는 찬성표를 받았다.

그는 이날 경기 성남시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나이와 직급에 관계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며 “KT를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에 있어 최고 전문가 집단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KT는 통신업계에서도 연공서열, 무사안일 중심 조직문화가 강한 곳으로 꼽혔다. 김 대표는 전문성 있는 ‘고수’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며 변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그는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혁신하고 성장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KT는 김 대표를 주축으로 경영 정상화에 본격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장 대대적인 인사 및 조직 개편보다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섭 "KT의 본업 단단히…ICT 고수돼야"
"리더, 외형 성과에 매몰되기보다 분명하게 지향점 제시하는 역할"

2016년 초. 서울 여의도 LG CNS 본사가 발칵 뒤집혔다. 김영섭 당시 사장이 “최고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기술 역량 레벨’ 평가 제도 도입을 선언해서다. 이듬해부터 기술 역량에 따라 직원 서열이 레벨1~5로 나뉘었다. 레벨은 인사평가와 연봉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스템통합(SI)업계에 ‘LG CNS 직원=전문가’란 공식이 자리 잡은 배경이다.

 ○고객 최우선…1등 목표

‘김영섭식(式) 역량서열’이 KT에 이식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취임한 김영섭 KT 대표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된 직후 직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신임 최고경영자(CEO)의 취임 일성은 남달랐다. 그는 이 자리에서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며 ‘역량’과 ‘실력’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KT는 유무형 자산 외에 인재,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근간을 책임진다는 자부심 등 자산이 많은 기업”이라며 “분명한 지향점을 갖고 지속 성장 기반을 건실하게 쌓으면 더 힘차고 빠르게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집중해야 할 키워드로는 고객 가치 집중, 역량 확보, 내실 강화, 화합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이 네 가지를 추구하면 1등 위상은 빠른 시간 안에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KT가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로 고객 가치를 꼽았다. 김 대표는 “LG그룹에서 만 39년간 재직하며 평생 머릿속에 둔 게 고객”이라며 “모든 업무에서 고객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토대로 차별화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고수다운 방식으로 일하자”

KT 내 연공서열을 빠르게 없애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그는 “나이, 직급과 관계없이 역량, 실력이 중요하다”며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역량 중심주의’는 LG 시절에도 유명했다. 그는 기회가 될 때마다 직원들을 만나 “실력을 쌓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그는 KT에 대해 “통신기술(CT)을 잘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보통신(IT)에서 더 빠른 속도로 역량을 모아 ‘ICT 고수’가 돼야 한다”며 “1등 ICT 역량을 갖추면 다양한 영역에서 성장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의 근본인 통신과 ICT 분야에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김 대표는 “숫자를 만들기 위해 적당히 타협하기보다는 사업의 본질을 단단히 하자”고 했다. 기업 문화와 관련해서는 “동료끼리 서로 존중하고 화합해야 발전하는 기업 문화를 만들 수 있다”며 “리더의 경우 단기적인 외형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분명한 지향점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CEO 리스크’를 해소한 KT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KT 매출,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보다 많은 26조4000억원과 1조8000억원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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