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폭행 있었지만 학폭 아냐"...학교 운동장서 무슨 일이
목격자들 "유도 기술로 넘어트린 뒤 때리려 해"
학폭위 "경기 중 벌인 일…학교 폭력 아니다"
심의위원장 마무리 발언 "피해도, 증거도 없다"
전주교육지원청, YTN 질의서 받은 뒤 취재 거부
[앵커]
학교 대항으로 열린 축구 경기에서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피해 학생은 치료비만 천만 원 넘게 쓰고 있는데, 학폭위는 어째선지 학교 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제보는 Y,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볼 소유권을 놓고 경합하는 선수들.
넘어진 동료 선수 뒤로 붉은 유니폼 선수가 공을 몰고 나갑니다.
그때, 얼룩무늬 유니폼 선수가 달려와 태클, 붉은 유니폼이 그대로 나가떨어집니다.
양측의 말싸움이 시작되자 멀리서 달려오기 시작하는 또 다른 얼룩무늬 선수.
상대 선수 등 쪽으로 충돌해 뒤엉켜 넘어지더니, 그 위에 올라타는 모습이 영상에 잡혔습니다.
"뭐해? 미쳤어?"
사건은 지난 6월 21일, 전북 전주시 한 중학교에서 벌어졌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들은 이 얼룩무늬 학생이 피해 학생을 유도 기술로 넘어트린 뒤 멱살을 잡고 때리려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운동장에 쓰러진 피해 학생은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깨어났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밖에 나가 있는데 아이가 친구들한테 이상한 말을 해요.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지? 여기 왜 왔어?' 이런 말을….]
피해 학생은 뇌진탕, 설골 골절, 치아 내부 괴사 외에 적응장애 등 정신적 질환으로 그 치료비만 벌써 천만 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은 공교롭게도 경기 전날 SNS에 '레드카드 한 장 모으겠다'는 글을 올리고 출전한 상태였습니다.
[피해 학생 아버지 : (가해 학생이) '누구 하나 걸리기만 걸려라, 가만두지 않겠다' 하고 계속 공언하고 다녔대요, 자기 친구들 앞에서.]
이 사안으로 전북 전주교육지원청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었습니다.
위원들은 피해 사실이 심각하고 고의성도 의심된다고 인정했는데, 다만 스포츠 행위 중 벌어진 일과 학교폭력은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이 4대 1로 더 많이 나왔습니다.
심의위원장은 여기서 더 나아가 "이번 사건으로 피해 학생의 신체·정신적, 재산상 피해가 없었고 가해 행위를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발언하며 학교 폭력이 아니라고 의결했습니다.
YTN이 입장을 듣기 위해 당국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전주교육지원청은 취재를 거부했습니다.
피해 학생 측은 심의위원들과 위원장 간에도 말이 다른,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행정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가해 학생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학교폭력심의위 회의록에 따르면, 가해 학생은 "순간 욱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크게 다칠 줄도 모르고 그랬다"며 자신의 행동을 폭력이라고 생각하고,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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