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최대 매매물량에도 아파트값 반등은 `물음표`… 묻지마 영끌 주의보
서울 매매물량 7만건…올초보다 40%↑
전세 매물은 감소세 '하락장' 초입 신호
송파 헬리오시티, 1800건 매매로 나와
청담 르엘·반포 원펜타스 등 청약대기
집값 오르는데 사야 되나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14주째 이어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가격도 6주 연속 상승 중이다. 특히 8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주간 상승률은 0.14%를 기록해 상승폭을 키웠다.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이 0.14%를 기록한 것은 집값 상승이 지속되던 2021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전세 가격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8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주간 전세 가격 상승률은 0.15%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최고치를 찍었다고 평가받는 2021년 9월 상승률과 동일한 수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묻지마 영끌'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매주 상승폭을 키우고 있지만, 대세 상승으로 보기 어렵다는 신호가 다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량 7만건… 집계 이래 최다
3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 건수는 총 7만118건으로 올해 초 5만여 건 대비 40%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이 7만 건을 넘긴 것은 아실이 매물 건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0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물건은 올 1월 최저 4만9000여건에서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2월에는 5만건대를 유지한 뒤 4월부터는 꾸준히 6만 건대를 기록했다. 이후 최근 들어서는 7만 건을 넘어섰다.
반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감소 추세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월 5만3000건 수준에서 8월에는 3만1000여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세 매물은 줄고 매매물건만 쌓이고 있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값이 14주간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매매 매물이 적체되자 일각에서는 '하락장' 초입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 바로미터로 통하는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에는 총 9510세대 중 1800여 건의 매매 매물이 공인중개시장에 나와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매매 매물이 늘어난다는 것은 실거주 수요에 비해 투자 수요가 적다는 의미"라며 "최근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영끌 투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줄어든다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도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감소할 전망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3570건을 기록해 6월 3850건 대비 300여 건 줄었다. 7월 거래를 완전히 집계하려면 하루 더 지켜봐야 하지만 일평균 거래량을 고려하면 지난달 거래량 수준을 넘어서긴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로 알려져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정부가 연초 1.3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용산구를 제외한 전 지역을 규제 해제하면서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 전까지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 건수는 1000건 미만에 머물렀지만, 규제 완화 이후 매달 거래 건수를 늘려 6월 3850건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7월 거래 건수가 6월보다 감소한다면 이는 9개월 만의 첫 감소가 된다. 감소폭이 크지는 않지만 수개월 간 이어진 상승 추세가 주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반등한 부동산 매매 가격에 상방 제한선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집주인이 호가를 올리자 매수인들의 매수세는 다소 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값이 계속 올랐던 시기 호가가 오르면 곧장 추격 매수가 따라 붙기도 했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는 그렇지가 않다"고 전했다.
◇ 집값 하락 버티게 한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임박
정부는 무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를 대상으로 소득에 상관없이 4% 초반 고정금리로 최대 5억원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연초 특례보금자리론을 만들어 부동산 시장에 총 4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예정한 40조원이 모두 소진되면 더이상 특례보금자리론을 연장하지 않을 계획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난달 말 기준 공급 예정액의 78%가 소진된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올 하반기 중 특례보금자리론 한도가 고갈될 것으로 예측한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이 중단되면 아파트 매수심리는 다시 줄어들 여지가 크다. 현재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는 연 4.25% 수준이지만,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상단이 7%를 바라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급격하게 떨어지던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해 초 하락폭을 줄인 것은 특례보금자리론 40조원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며 "특례보금자리론이 종료될 경우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다시 줄어들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서울 강남권 하반기 입주 물량 1만여 세대
올 하반기 서울 강남권에선 총 1만여 세대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 31일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2990세대가 입주를 시작으로 11월 '개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6702세대가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또 지난 3월에는 강남구 '개포 프레지던스 자이' 3375가구가 입주했다.
강남권 입주 물량이 늘면서 일각에선 지난 2018년 잠실 권역에 퍼졌던 역전세 대란이 반포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당시 역대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9510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잠실권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출렁였기 때문이다.
이후 2018년 1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하락을 거듭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은 매매가를 끌어내리는 요소로 작용한다.
강남권 신규 아파트 청약 물량도 줄지어 대기 중이다. 강남구 △'청담 르엘'(총 1261가구)과 서초구 △'방배 래미안원페를라'(총 1097가구) △'반포 래미안원펜타스'(총 641가구) △'잠원 메이플자이'(총 3307가구) 등 총 6000여 가구가 올 하반기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연초 저점 대비 반등하고 있으나 추세적인 반등인지는 보수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금리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형성돼 있고 부동산 개발시장과 지방의 분양·매매 시장은 아직 연초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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