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바이오·방산… `예산 테마주` 뜬다

신하연 2023. 8. 3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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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반도체지수 등 상승세
실제 투자 호재… 관심 커져
사진 연합뉴스.

박스권에 갇힌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 재료보다는 테마주 위주로 단기 매수가 몰리며 움직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초전도체, 맥신 등 무분별한 테마 투자보다는 지속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 중에서도 정부 예산안 발표로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지수는 지난 29일부터 2거래일 만에 3.50% 상승했다. 전일 1.58% 상승한 데 이어 이날 2% 가까이 추가로 올랐다. 이 외에도 KRX 유틸리티(2.91%), KRX 헬스케어(2.34%), KRX정보기술(1.15%) 등이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7%)을 웃돌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정책 수혜주'라는 점이다. 전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에 성장산업 관련 투자 내용이 포함되면서 기술·바이오주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헬스케어의 경우 국회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법 개정이 추진되며 줄기세포·유전자치료 관련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실제로 이날 시장에서는 이차전지 관련주로 꼽히는 이수스페셜티케미컬(29.8%)이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이수화학(9.38%), 윈텍(9.6%), LG화학(2.86%), SK이노베이션(2.27%) 등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바이오 업종에서도 박셀바이오(29.97%)를 비롯해 지아이이노베이션(9.43%), 카나리아바이오(8.31%), 제넥신(5.90%) 등이 일제히 올랐고, 방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1.68% 상승한 11만5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인공지능 테마에서도 인포뱅크(14.18%), 마음AI(13.97%), 글로벌텍스프리(7.94%), 이수페타시스(6.78%) 등 대부분 종목이 상승세를 보였다.

예산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미래준비 투자'가 전체 4대 항목 중 하나로 내년도 재정투자 비용의 큰 축을 차지하고 있다. 바이오·우주 등 미래 산업의 대규모 '플래그십 전략' 프로젝트(총사업비 2조5000억원) 추진 등이 골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등 12대 국가전략기술에는 2024년 5조원이 투입된다.

또 인공지능(AI), 바이오, 사이버보안, 디지털플랫폼정부 등 4개 분야 재정지원을 3조6000억원 규모에서 4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원전·방산 ·플랜트 분야 대규모 프로젝트의 수주를 지원하고 수출금융 1조3000억원도 추가 공급할 계획이다.

현재 증시 전반의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우지연 IBK투자증권은 "당분간 타이트한 금리 환경 지속되며 주식시장에 부담을 가할 것"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FOMC 물가와 고용 데이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시장 내 긴축 경계감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단타 매매 위주의 테마주 투자가 기승을 부리는 배경이기도 하다.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기업 실적 등 안정적인 모멘텀이 부재한 대신 초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이차전지 시작으로 초전도체, 맥신, 양자컴퓨터 등으로 매수세가 끊임없이 이동하며 테마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전도체, 맥신 등에 대한 근거 없는 '묻지마 투자'보다는 정책 수혜주와 같이 미래 성장 전략과 맥을 같이 하는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책 수혜주는 '예산 투입'이라는 실체가 있는 부문이므로 주목할 만하다"면서 "특히 내년도 재정 방향이 '긴축'으로 정해진 가운데 AI·바이오·방산 등 특정 업종에 투자를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돋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주요 종목 중심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강도는 약하고 테마주 위주의 매매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전일 내년도 예산안 발표로 정책 관련 테마주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미래 성장 전략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단기 이슈로 넘기기보다는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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