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3명의 사령탑' 롯데 캡틴은 죄송한 마음이 크다 "나 포함 선수들 개개인이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MD대전]
[마이데일리 = 대전 심혜진 기자] 롯데 주장 안치홍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롯데로 온 후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않은 해가 없다. 그래도 주장을 맡은 만큼 흔들리지 않고 선수들을 독려하는데 힘쓰려 한다.
안치홍은 2020년 2+2년 최대 56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KIA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2시즌을 채 소화하지 않고 구단의 연장 계약 제안에 선뜻 도장을 찍었다. 그렇게 2년차 시즌이던 2021년 7월 2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그리고 올해는 안치홍에게 더욱 의미있는 해가 됐다. 주장직을 맡은 것이다. 하지만 올 시즌도 순탄치 않았다. 또 사령탑 교체가 있었다.
롯데에서 4시즌을 보내는 동안 벌써 3명째 사령탑을 맞이하게 됐다.
안치홍은 롯데 이적 후 허문회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1년만에 사령탑이 바뀌었다. 당시 2군 감독이던 래리 서튼 감독이 승격돼 1군 사령탑에 올랐다. 2021시즌이 끝난 뒤 롯데는 서튼 감독과 2023년까지 계약을 연장했지만 서튼 감독은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남은 36경기를 이종운 감독대행이 맡게 됐다.
이종운 감독대행까지 안치홍은 4년의 시간 동안 3명의 사령탑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안치홍에게 익숙하지 않은 일은 아니다. KIA에서도 감독 교체를 지켜본 바 있다. 1군 데뷔 후를 기준으로 조범현 감독부터 선동열, 김기태, 박흥식 감독대행까지 4명의 사령탑을 경험했다.
롯데에 와서는 주장을 맡아 책임감과 부담이 커졌다.
이종운 감독 대행은 주장 안치홍을 비롯해 고참들에게 팀 분위기를 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이 대행은 "주장이 리더다. 리더가 팀을 이끌어줘야 한다. 치홍이한테 리더로서 그 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베테랑들과 함께 팀 분위기를 만들자고 했고, 치홍이도 알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30일 만난 안치홍은 "이종운 감독대행이 처음 말씀하신 것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선수들과 팀원 함께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저를 포함한 고참 선수들과 같이 분위기를 다잡아달라'고 하셨다"면서 "주장으로서 안 좋은 일이 생겼지만 프로 팀이고, 아직 경기가 남아있다. (5강) 기회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튼 감독과 짧은 작별인사를 나눴다고. 안치홍은 "일찍 출근해서 뵙긴 했다. (작별인사)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고생 많으셨고, 건강 챙기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드렸다. 무엇보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 개개인이 조금 더 잘해줬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 같다고 미안하다는 말씀드렸다. 감독님은 파이팅 하라고 해주셨다"고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이런 분위기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아직 시즌이 남아있고, 우리는 프로 선수다. 처음부터 목표가 있었고,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처져있는 분위기부터 끌어올리자고 했다"고 밝혔다.
안치홍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개인에게도 중요한 시즌이다. 하지만 그는 "주장을 맡다 보니 개인적인 성적 등에 대한 것보다도 팀이 어떻게 해야 잘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하게 된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팀적으로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준우, 정훈 등 고참 선수들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안치홍은 "말 그대로 이기는 생각만 하자고 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자.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노력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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