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 시험 채점에 59점이 없는 이유는? 이의제기 원천차단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2023. 8. 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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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시험이 4대 회계 법인의 수요를 감안해 시험 합격자의 수를 조절하는 등 사실상 상대평가로 진행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2007년에 공인회계사 진입 규제 완화를 위해 절대평가로 법령이 개정된 이후에도 금융위와 금감원은 상대평가처럼 목표 선발인원을 정해두고 그에 맞추어 채점기준과 시험점수를 임의로 변경하는 등 법령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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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시험, 금융위 위탁으로 금감원 주관
감사원, 금융위 감사 중 공인회계사 부분 우선 공개
감사원 지적 사항 이달 말 합격자 발표에 반영 방침
금감원 제공


공인회계사 시험이 4대 회계 법인의 수요를 감안해 시험 합격자의 수를 조절하는 등 사실상 상대평가로 진행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소송 등 이의제기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모든 과목에서 합격 점수 60점 바로 아래인 59점대 점수를 없앤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은 30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정기 감사 가운데 공인회계사 선발제도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지난 2007년에 공인회계사 진입 규제 완화를 위해 절대평가로 법령이 개정된 이후에도 금융위와 금감원은 상대평가처럼 목표 선발인원을 정해두고 그에 맞추어 채점기준과 시험점수를 임의로 변경하는 등 법령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선발할 인원을 미리 정하지 않고 과목별 60점이 넘은 응시생은 모두 합격시키는 절대평가가 도입됐는데도, 금융위는 여전히 상대평가처럼 목표 인원을 미리 설정했다는 것이다. 금융위가 설정한 선발 인원 규모는 바로 4대 회계법인의 수요 맞춰졌다.

감사원은 "금융위는 공인회계사 수요가 증가하고, 중소·중견 회계법인과 비회계법인이 채용난을 겪는 상황을 알면서도, 최소선발예정인원을 4대 회계법인 채용계획 수준인 1천100명 수준으로 동결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금융위의 위탁을 받아 시험을 주관하는 금감원은 금융위의 목표 선발인원 수준으로 시험합격자 수가 조절될 때까지 채점을 반복하고 시험점수도 조정했다. 

먼저 응시생 20% 정도를 대상으로 가채점을 한 뒤 예상 합격자가 목표선발인원에 근접할 때까지 채점기준을 2,3차례 변경하고 다시 채점할 것을 채점위원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은 "세법의 가채점 평균이 60점을 크게 상회하면 부분점수 불인정 등으로 평균 점수를 낮추고, 원가 회계의 가채점 평균이 60점보다 높으면 당초 채점 기준을 완화해 가채점 평균 점수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채점이 끝나면 최종합격자 수를 추가 조절하고 합격기준인 60점에 근접한 응시생의 이의 제기 방지 등을 위해 59점대 답안지를 골라낸 후, 이들 점수를 60점대로 올려 합격시키거나 58점대로 내릴 것을 채점위원에게 요구했다. 

그 결과 모든 과목에서 59점대 점수가 없게 조정됐다. 

금감원 제공


감사원은 또한 현 공인회계사 법령에 규정된 2차 시험의 부분합격 제도도 개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 법령은 절대평가 취지를 살려 2차에서 60점 이상 득점해 부분 합격한 과목의 다음 해 2차 시험을 면제하고 있다. 이 같은 부분합격 유예기간이 해외 사례나 국내 유사시험보다 짧다는 게 감사원 지적이다.

감사원은 "법령 취지에 맞게 시험을 운영하고, 제도 측면에서 2차 시험의 부분합격 유예 기간 규제완화 필요성 등을 검토하도록 금융위·금감원에 통보했다"며 "금감원은 지적 사항 취지를 수용해 올해 시험의 채점 및 합격자를 선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를 통해 시험의 투명성·신뢰성이 확보되고 응시생 시험부담 및 진입규제가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감사원은 금융위의 조직·인사 및 업무 적정성에 대한 감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이달 말 공인회계사 최종 합격자 발표가 예정된 만큼 선발제도 운영 관련 사안을 먼저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수용해 올해 시험의 채점 및 합격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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