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는 서양 문화, 흉내 금지” 사형까지 거론... ‘호모포비아’ 판치는 아프리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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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동성애자(게이)를 겨냥한 마녀사냥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 국가는 동성애를 '서방의 발명품'이라며 경멸한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우간다 검찰이 지난 18일 41세 장애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20세 남성을 기소했다"며 "새로운 동성애 반대법이 처음 적용돼 사형 선고도 가능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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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사형' 우간다선 反동성애법 첫 기소도
아프리카 국가 60%서 불법..."인권 탄압 수단"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동성애자(게이)를 겨냥한 마녀사냥이 거세지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동성 커플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 수백 명이 체포되는가 하면, 우간다에선 스무 살 청년이 동성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사형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들 국가는 동성애를 ‘서방의 발명품’이라며 경멸한다. 동성애 처벌은 자국 문화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도 항변한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는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국민 인권을 탄압하기 위해 동성애를 희생양으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게이 단속' 강화... 동성애자 사형 선고도 가능
2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남부 델타주 경찰은 동성 결혼식에 관여하거나 참석한 혐의로 200여 명을 체포했고 이 중 67명을 기소할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2018년 나이지리아 경찰이 라고스의 한 호텔을 습격해 57명이 기소된 사건 이후 최대 규모의 게이 대상 체포 작전이었다.
나이지리아 형법은 동성 간 성관계를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결혼을 ‘도모’한 동성 커플은 최대 14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델타주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이곳은 서구 국가가 아니라 나이지리아다. 우리에겐 따라야 할 우리의 문화가 있다”고 밝히며 동성 결혼식을 ‘악(惡)’이라고 비하했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의 얼굴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는 등 낙인찍기도 서슴지 않았다.
우간다도 최근 동성애 탄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우간다 검찰이 지난 18일 41세 장애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20세 남성을 기소했다”며 “새로운 동성애 반대법이 처음 적용돼 사형 선고도 가능하다”고 이날 보도했다. 우간다 정부는 지난 5월 미성년자·장애인·노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자의 성행위를 ‘악질적 동성애’(aggravated homosexuality)로 규정,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을 제정했다. 일반적 동성애의 처벌 수위도 최대 종신형으로 상향했다.
우간다에서 동성애는 원래부터 불법으로 간주되긴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부쩍 탄압이 거세지고 있다. 현지 시민단체 ‘인권인식증진포럼(HRAPF)’은 신법 통과 후 석 달간 게이 17명이 체포됐고, 물리적 폭력이나 살해 협박을 당한 사람도 최소 47명이라고 밝혔다.
"부패 만연한 사회, 인권 탄압 수단일 뿐"
아프리카 55개국 가운데 동성애를 불법화한 국가는 32곳이다. 전 세계에서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된 67개 국가 중 절반가량이 아프리카에 있는 셈이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으나, 해당 국가들은 ‘문화 탄압’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달 초 세계은행이 동성애 반대법 시행을 이유로 우간다에 신규 대출을 해 주지 않겠다고 발표하자,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돈을 인질로 삼아 고유의 신앙, 문화, 주권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동성애 금지법은 정치적 속셈이 더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패와 불평등으로 얼룩진 국내 상황으로부터 국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게이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인터내셔널은 “부패가 만연한 사회에서 동성애 금지법은 국민들을 괴롭히고 고문하며 협박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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