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동맹 넓힌 최윤범 회장 경영권도 강화
광물부터 폐배터리까지 협력
2차전지 사업 경쟁력 강화
車·소재기업 협업 확산
경영권 분쟁 최회장 측 지분
영풍그룹 장씨 일가 넘어설듯
현대자동차그룹의 고려아연 유상증자 참여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 측 지분율이 처음으로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 측을 앞지를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과 장씨 가문이 공동경영을 해왔지만, 지난해 창업주 3세인 최 회장 취임 이후 양 가문 간 지분 매집 경쟁이 벌어졌다.
최 회장은 영풍그룹 매출의 70%를 맡고 있는 고려아연을 계열분리하겠다는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고려아연 지분 5%를 확보하면서 최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 동시에 회사 새 먹거리인 2차전지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30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공동투자해 설립한 해외 법인인 HMG글로벌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고려아연 지분 5%(104만5430주)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HMG글로벌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그룹 신사업 및 미래 전략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한 미국 현지 법인이다.
주당 가격은 50만4333원으로 이날 종가(54만5000원) 대비 7.5% 할인된 액수다. 이에 따른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5272억원으로, 고려아연은 이 같은 투자금을 2차전지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 전 기준 최 회장 측 지분율은 28.53%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15.94%에 한화그룹(8.08%), LG화학(1.97%), 한국타이어(0.78%) 등 우호주주 지분율을 합한 수치다. 다만 이는 영풍그룹 측 지분 32.42%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유증을 통해 고려아연 지분 5%를 확보하기로 하면서 최 회장 측 지분율은 장 회장 측 지분율을 근소하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설립한 영풍그룹은 고려아연 계열사는 최씨 일가가,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맡는 분리경영을 해왔다. 하지만 최 회장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재계 총수 간 네트워크를 통해 한화그룹, LG화학 등을 우호주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우군 확보는 단순 백기사 확보를 넘어 신재생에너지와 2차전지 분야 협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 회장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신뢰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연내 준공 예정으로 울산에 니켈 제련소를 짓고 있는데, 준공 이후 고려아연의 황산니켈 생산 능력은 세계 2위인 연 6만5000t에 이르게 된다. 니켈 공급은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2031년에는 현대차그룹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물량 중 약 50%에 해당하는 니켈을 고려아연으로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고려아연과의 니켈 협력을 비롯해 리튬 등 나머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전략소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타 글로벌 원소재 기업과의 다양한 협력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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