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밀착하는 범LG "의리보다 실리 중요하죠"
LS직원에 첫 삼성 노트북
LG·LS·LX 등 범LG계 기업이 최근 삼성그룹과 밀착 협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반면 이심전심으로 서로의 제품을 구매하거나 주요 사업에서 협력관계를 맺어온 범LG계 기업 간 밀월관계는 점차 느슨해지는 모습이 뚜렷하다.
기업들이 점점 생존경쟁으로 내몰리면서 가문 간 협력과 의리 대신 기업별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S전선은 최근 직원들에게 업무용 노트북 컴퓨터로 삼성전자 제품을 지급했다. 이제까지 LG전자 노트북을 지급해왔는데, 정식 입찰을 거쳐 삼성전자 제품을 낙찰했다. LS그룹 전체를 통틀어 업무용 노트북으로 삼성 제품이 지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S일렉트릭도 삼성전자와 해외에 동반 진출하며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 6월 미국 텍사스 배스트럽시 남쪽에 위치한 4만6000㎡ 넓이의 토지와 부대시설을 매입해 북미 첫 생산거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서 불과 55㎞ 떨어진 지역에 들어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에 배전 시스템 등을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이제까지 LG그룹 계열사들과 동반 해외 진출을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삼성전자 북미 생산 생태계의 일원으로 해외에 진출한 것이다.
LX그룹도 LG그룹에 대한 의존도를 빠르게 낮춰가는 모습이다. 반도체 설계회사(팹리스)인 LX세미콘은 계열분리 전 80%에 육박했던 LG디스플레이 매출 비중이 최근 50%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갔다. LX세미콘은 올해 초 삼성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LX세미콘의 DDI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LX세미콘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그동안 앙숙 관계로 여겨지던 삼성전자와 손잡았다. 양사는 지난 29일 두 회사가 생산하는 가전제품과 상호 연동을 추진하기로 합의하고 올해 안에 가전 간 연동을 목표로 협업에 나선다. 이 같은 협업이 성사되면 가전 이용자는 삼성전자 스마트홈 앱인 '스마트싱스'로 LG전자의 에어컨을 제어하거나 LG전자 스마트홈 앱인 '씽큐'로 삼성전자의 공기청정기를 관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범LG계 기업들이 각자도생의 길을 걷자 범LG 연대의식을 이어주는 것은 구내식당과 LG 트윈스(야구단)밖에 없다는 농담도 나온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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