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개 중 단 1개만 담았다 'ETF 왕따' 된 삼성전자
테마·액티브 ETF 강세 영향
중소형株 담아 초과수익 노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들은 신규 ETF를 만들 때 과거에는 시총 규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삼성전자를 담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테마형·액티브형·채권형 ETF가 강세를 보이면서 삼성전자는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ETF를 통한 패시브 자금 유입이 끊기다 보니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 탄력을 못 받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ETF는 46개에 달한다. 상반기에는 51개가 상장했다.
하반기에 상장한 ETF 46개 중 삼성전자를 조금이라도 편입한 상품은 BNK자산운용의 'BNK 미래전략기술 액티브' 단 1개뿐이다. 30일까지 상장한 97개로 범위를 넓혀도 단 4개에 그친다.
상장하는 ETF가 늘어나고 ETF 순자산도 늘어나면 일반적으로 시총 상위 종목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다.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대부분 시총에 맞춰 종목을 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를 추종하는 ETF는 삼성전자를 기본적으로 20% 편입한다. 코스피 대형주 200개로 구성되는 코스피200은 삼성전자 비중이 30%에 이른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로 지수를 만들고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결성하면 코스피 수익률과 ETF 수익률은 비슷해진다. 이런 ETF는 시장보다 높은 수익률을 바라는 투자자들이나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섹터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올해 ETF 시장은 테마형·액티브형·채권형 ETF가 주도하고 있다.
테마형과 액티브형은 특정 업종의 특정 종목을 겨냥한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으로 테마형·액티브형 ETF를 설정할 때 코스피 수익률과 비슷해지는 걸 막기 위해 가급적 삼성전자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기초지수를 만든다. 그 결과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지만 소재·부품·장비 업체로 투자 대상을 국한하는 반도체 소부장 ETF는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게 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요즘 국내 주식형 ETF는 중소형주를 담아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겨냥한다"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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