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득점 직후' 관중석 그물 너머 아이가 손을 쭉 내밀자 반응이... 3출루보다 더욱 빛났던 '한순간'

김우종 기자 2023. 8. 30. 17: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김하성. /AFPBBNews=뉴스1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3출루 맹활약도, 환상의 수비 쇼도 최고였지만, 더욱 빛이 났던 한순간이 있었다. 원정 구장 팬들이 붉은 물결을 이룬 가운데, 김하성은 경기 도중 한 샌디에이고 어린이 팬을 외면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023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멀티히트와 볼넷으로 3출루 경기를 완성하는가 하면,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리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김하성은 지난 24일 마이애미전에서 4타수 1안타를 마크한 뒤 26일부터 밀워키와 3연전에서 각각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안타는 생산하지 못했지만, 볼넷으로 계속 출루에는 성공했던 김하성이었다. 그리고 전날(29일) 세인트루이스를 상대로 4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4경기 만에 안타를 친 뒤 이날 2안타를 때려내며 2경기 연속 안타에 성공했다. 또 11경기 연속 출루 행진도 이어갔다.

올 시즌 김하성의 성적은 128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6(438타수 121안타) 17홈런 50타점 75득점 64볼넷 98삼진 29도루, 출루율 0.369, 장타율 0.438, OPS(출루율+장타율) 0.807이 됐다. 팀이 29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아시아 내야수 최초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까지 여전히 홈런 3개를 남겨놓고 있는 김하성이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 1회 : 안타→헬멧 스스로 벗어던진 폭풍 질주→득점 그리고... 경기 중 손을 내민 어린이 팬과 '하이파이브'
1회부터 김하성이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다. 김하성은 전날 경기에서도 1회부터 안타를 쳐낸 데 이어 이날 경기에서도 1회부터 안타를 뽑아냈다. 상대 투수는 좌투수 잭 탐슨. 김하성은 초구 몸쪽 낮은 볼을 침착하게 골라낸 뒤 2구째 몸쪽 93.7마일(150.8㎞) 포심 패스트볼을 완벽하게 잡아당겨 좌중간 안타를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게임데이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101.2마일(162.9㎞)에 달할 정도로 빨랐다.

김하성은 계속해서 후속 후안 소토의 희생번트 때 2루까지 질주했고, 이때 윌슨 콘트레라스의 1루 송구가 뒤로 빠지는 틈을 타 3루까지 내달렸다. 김하성은 2루에서 슬라이딩한 뒤 헬멧이 살짝 벗겨지며 내려온 뒤 얼굴을 조금 가리자, 거추장스러운 듯 스스로 벗어던지며 3루까지 뛰었다. '맞춤 헬멧'을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하성의 열정 주루 앞에 헬멧은 또다시 흔들리고 말았다. 3번 매니 마차도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난 가운데, 후속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우익수 외야로 뜬공을 날렸다. 세인트루이스 조던 워커가 포구한 뒤 홈으로 공을 뿌렸고, 김하성도 동시에 태그업하며 홈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결과는 홈인 성공. 김하성은 여유 있게 서서 들어왔다. 바로 이 순간, 득점한 김하성이 속도를 서서히 늦추면서 백네트 근처에 멈췄고, 한 어린이 팬이 눈에 들어왔다. 세인트루이스 팬들 사이에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한 어린이 팬이었다. 이 어린이 팬은 김하성을 향해 주먹을 쥔 채로 왼팔을 쭉 내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김하성이 더그아웃으로 걸어가려다가 순간적으로 걸음을 멈추며 어린이 팬과 눈을 마주친 채 하이 파이브를 나눴다. 중계화면에 잡힌 이 어린이 팬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김하성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경기장을 휘감은 순간이었다.

김하성. /AFPBBNews=뉴스1
1회부터 안타와 득점을 올린 김하성은 계속해서 기회를 엿봤다. 3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를 공략했으나 3루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팀이 3-1로 앞선 4회초 1사 1루 기회에서 김하성이 세 번째 타석을 밟았다. 김하성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침착하게 6구째 85.7마일(137.9㎞) 높은 커터를 잘 골라내며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 소토의 유격수 앞 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김하성은 팀이 4-2로 앞선 6회초 1사 2루 기회에서 4번째 타석에 섰다. 여기서 김하성은 바뀐 투수 카세이 로렌스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뒤 6구째와 7구째 모두 파울을 기록했다. 끈질긴 대결을 벌인 김하성은 끝내 로렌스의 8구째 89.9마일(144.7㎞) 싱커를 공략해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의 바운드 된 타구가 투수 옆을 지나 느리게 굴러갔고, 이를 3루수 아레나도가 뒤늦게 잡았으나 이미 김하성의 발이 1루를 밟은 뒤였다. 아레나도는 아예 1루 송구를 포기했다. 올 시즌 18번째 3출루 경기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또 지난 24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7경기 만에 해낸 멀티히트 경기. 하지만 이번에는 소토가 삼진, 마차도가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김하성은 팀이 4-3, 한 점 차로 추격당한 8회초 1사 1, 3루 기회에서 5번째 타석을 밟았다. 여기서 김하성은 로렌스의 초구 89.6마일(144.2㎞) 싱커를 공략해 좌익수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50번째 타점. 이 타점으로 지난해 59타점을 올렸던 김하성은 2년 연속 50타점 고지를 밟았다.

김하성은 이날 공격에서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회말에는 세인트루이스 선두타자 리치 팔라시오스의 2루 쪽으로 빠질 듯한 타구를 가까스로 낚아챈 뒤 논스톱으로 역동작에서 송구를 펼치며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김하성의 순발력과 강한 어깨가 동시에 빛났던 순간이었다. 이어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2루 땅볼 타구를 잡은 뒤 베이스 커버를 뒤늦게 들어온 투수 닉 마르티네스에게 정교하게 뿌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아레나도(오른쪽)가 3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전에서 송구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결국 이날 경기의 최종 승자는 세인트루이스였다. 샌디에이고 선발 세스 루고는 6이닝(88구)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8회에는 김하성의 희생타로 5-3,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으나 불펜이 흔들렸다. 8회 2사 2루 위기에서 로버트 수아레스가 콘트레라스에게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은 것이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러갔고, 세인트루이스가 10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팔라시오스의 희생번트와 골드슈미트의 자동 고의4구로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토미 현수 에드먼이 좌익선상 끝내기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이날 패한 샌디에이고는 62승 71패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4위를 유지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3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7.5경기 차로 벌어지며 가을야구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 반면 4연패 탈출에 성공한 세인트루이스는 57승 76패를 마크한 채 NL 중부지구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콘트레라스가 8회 동점 투런포를 친 뒤 커튼콜에 환호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0일(한국시간) 끝내기 승리 후 기뻐하는 세인트루이스 선수들. /AFPBBNews=뉴스1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vs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라인업 (8월 30일 한국 시각 @부시 스타디움 관중 3만6851명 입장)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김하성(2루수)-후안 소토(좌익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잰더 보가츠(유격수)-개럿 쿠퍼(1루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매튜 바튼(3루수)-호세 아조카(중견수). 선발 투수 세스 루고.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리치 팔라시오스(중견수)-폴 골드슈미트(1루수)-놀란 고먼(2루수)-놀란 아레나도(3루수)-윌슨 콘트레라스(포수)-알렉 버럴슨(지명타자)-타일러 오닐(좌익수)-조ㅈ커(우익수)-메이신 윈(유격수). 선발 투수 잭 탐슨.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