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부정 보조금 '일부환수·재발방지' 완료…수사대상 환수는 난망

29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2 세계 태양에너지 엑스포(EXPO SOLAR 2022)'에서 참석자들이 태양광발전소 청소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 없음) 2022.6.29/사진=뉴스1

약 12조원이 투입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보급 사업과 관련 부정·위법 보조금 규모가 8440억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환수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규정 위반, 절차 미준수 사업이 주요 대상으로 행정명령 등을 통해 즉시 환수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7760억원 가량의 보조금의 경우 대다수가 수사 의뢰와 연계돼 있어 사법기관의 절차가 마무리 된 이후에나 환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과대 세금계산서 제출, 부동산 매입 등과 관련한 제도 개선 사항은 대다수 조치가 완료됐다. 앞으로 버섯·곤충 사육사는 전력기금 관련 사업 대출 지원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30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력기반기금사업 최종 점검 결과 부정지급된 것으로 추정되는 8440억원 중 680억4000만원을 '환수특정금액'으로 설정하고 현재까지 308억6000만원을 환수했다. 수사가 필요한 사항을 제외한 액수로 규정 위반, 남은 사업 자금 회수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력산업기반기금 사업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관련 기준과 사업 집행 기관의 규정 등을 위반한 사업이 주요 대상"이라며 "미반납 금액, 목적 외 사용 비용 등 정상적으로 운용하지 않은 보조금에 대해 행정명령을 통해 바로 환수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생산 등 소요 비용을 저금리로 대출 받았으나 대출액보다 공사 비용이 적게 들어 은행에 '남겨둔' 돈이 대표적 환수 대상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금융기관으로부터 17억5000만원의 미반납금을 환수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R&D(연구·개발) 사업 규정대로 정산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정산금을 반납하지 않은 116억원을 환수조치했다.

전체 환수특정금액 중 남은 371억8000만원은 이르면 내년까지 환수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본예산 등을 편성해 반납 절차를 밟아야하고 연구·개발 기관도 해당 예산을 이미 소진해 별도의 예산 확보가 필요한 탓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자체는 즉시 환수 대상 금액을 마련해야 하는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거나 내년도 본예산에 포함시켜야 해서 환수 완료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구·개발 기관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불법·위법 보조금이라고 '의심'되는 7760억원 환수는 대다수가 수사 대상이라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총 3828건, 901명(일부 중복)의 수사의뢰를 최종 완료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금융 대출의 경우 어디까지를 적법과 불법 대출로 볼 것이냐의 문제가 있다"며 "과다 대출, 허위 대출은 금융과 조세 정보 등을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수사기관 또는 사법기관의 결론이 난 이후에나 환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정지급, 과대 대출 등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은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 버섯·곤충사업자는 관련 대출 우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고 사업 신청자는 과세정보 제공 동의서를 제출해야 한다. 부풀린 세무계산서로 과다 대출을 막고자 함이다. 산업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아 2023년 신재생에너지 금융지원사업 지원 공고 등을 수정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지침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계획 수립지침 등 산업부 차원에서 바꿀 수 있는 시행요령, 규칙, 지침 등도 모두 변경했다.

다만 R&D 관련 △산업기술혁신사업 공통운영요령 △산업기술개발 장비 통합관리요령 △사업비 정산 등에 관한 운영지침 개선은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오는 11월까지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세종=조규희 기자 playingj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