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 지방, 그리고 대한민국의 몸부림
한국경영학회가 '글로컬 신산업 혁신과 지역 혁신의 미래'를 주제로 지난 16~18일 부산 벡스코에서 제25회 하계 융합학술대회를 열었다. 김병준 20대 대통령직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 조엘 포돌니 전 애플 유니버시티 총장의 기조강연이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지역 참가자들은 '고등교육 혁신과 지역 혁신의 미래' 'K-이노베이션 서밋 I(신산업 혁신금융)·Ⅱ(신산업 개발)' 주제에 대해 대단히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부산은 '노인과 바다만 남은 도시'라고 불린다. 17개 시도 중 평균 연령(46.4세·2023년 7월 기준)이 가장 높다.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계속 부산을 떠나 고령화 비율도 21.5%(2022년 기준)로 서울(17.6%)이나 경기(14.7%)보다 훨씬 높다. 대한민국 제2 도시 부산의 실상은 대한민국 지방이 처한 산업·인구 공동화 모습을 그대로 웅변하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의 각종 사회경제지표에도 최악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인구절벽, 소득격차, 부채비율, 고령화, 노인 빈곤율, 자살률, 결혼지수와 이혼율, 행복지수 등 우리 삶을 대변하는 지표들이 10여 년째 악화하고 있다. 부산, 지방, 그리고 대한민국이 지니고 있는 이 심각한 문제의 근원에는 첫째 장기 저성장 고착화, 둘째 지역 불균형과 서울 초집중화, 셋째 글로벌 혁신 경제로부터의 고립이 자리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위기 상황을 초래한 이 세 가지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한국경영학회는 민간 주도 혁신성장 활동인 'K-혁신성장'을 기업과 경제단체 그리고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 제안했고, 5대 핵심 의제를 제시했다. 그중 첫째가 '글로컬 신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구조와 일자리 대전환'이며 부산에서 이 주제를 갖고 융합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대한민국이 2017~2022년 연평균 1.33%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동안 미국은 5.15%의 고성장을 실현했다. 20세기 후반까지는 그렇지 않았던 경제성장률이 역전된 배경엔 미국에는 실리콘밸리 외에도 40여 개의 '글로컬 신산업 혁신 생태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 한정된다.
서울과 경기도의 생태계도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본다면 도시와 지역 부문에서 경쟁력 세계 25위 내외로 그리 높지 않다. 부산과 대전이 지방에서 유일하게 생태계 경쟁력을 가진 지역으로 평가되지만 그 경쟁력 수준은 수도권의 절반 정도였다. 부산을 살리고 지방을 살리는 것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길이다. 한국경영학회가 제시한 'K-혁신성장', 특히 '글로컬 신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통한 산업구조 대전환'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기업과 경제단체, 대학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 추진본부에 참여하는 것을 진행 중이다.
중앙과 지방정부 그리고 국회도 '혁신 생태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이를 위한 민간의 정책과 입법 추진 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 '민간 주도 혁신성장'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실질적으로는 처음 내딛는 발걸음이다. 섬세한 이해와 지원을 통해 이를 살피지 않으면 이미 그 한계가 드러난 '정부 주도 성장 모델'이 계속될 수밖에 없고 부산, 지방, 그리고 대한민국의 몸부림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명지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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