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밍밍해서 팔리겠어?”…더 매운 맛 찾는 식품업계, 왜?
매운맛 익숙해지자 ‘더 매운 맛’ 찾아
라면 외 식품군도 매운 맛 변모 시도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 17일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 등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붉닭볶음면 시리즈에 이어 이번엔 국물라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맵탱을 론칭하기 일주일 전에는 기존 간짬뽕보다 4배 매운 ‘간짬뽕 엑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 제품에는 베트남산 고추를 사용해 불닭볶음면과 비슷한 수준의 매운맛을 냈다. 볶음면과 국물라면 시장에서 모두 매운맛으로 브랜드 입지를 다지겠다는 게 삼양식품의 목표다.
신라면으로 국물라면 부동의 1위를 30년 넘게 지키고 있는 농심 역시 전작보다 훨씬 매운 ‘신라면 더 레드’를 출시했다. 지금까지 농심이 출시했던 어떤 제품보다도 더 매운 라면인데 스코빌지수가 7500SHU로 신라면(3400SHU)의 2배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입맛이 바뀌게 된 것에 대해 저마다 다른 분석을 제시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마라탕이 유행하자 매운맛 음식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경험이 늘어났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등 사천식 매운맛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식당마다 중식이 아닌 음식에도 비슷한 맛을 내는 향신료를 추가하기 시작했다”며 “가장 대표적인 게 떡볶이와 라면류”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매운 음식의 종류나 소비하는 층이 한정적이었다”며 “신라면이 가장 대표적이었고, 중년 남성 소비자들이 청양고추를 한두 개 더 넣고 끓여 먹는 정도에 그치다가 주소비층이 젊어지면서 메뉴 자체가 다양해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들이 꼽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다. 국내에서는 물론, 그룹 방탄소년단(BTS) 지민이 이를 즐기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해외에서까지 매운맛 열풍이 불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더 매운 맛, 그러면서도 중독성이 있어 또 찾게 되는 맛을 가장 잘 구현하는 브랜드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매운맛을 찾는다는 의미에서 ‘맵플레이션(매움+인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고 말했다.
앞서 팔도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매운 컵라면 ‘킹뚜껑(스코빌지수 1만2000SHU)’을 올해 5월까지 1000만개 팔아치우는 데 성공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출시 2년여 만에 이같은 성과를 거두자 업계에서는 라면 외 식품군에서도 유사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롯데리아의 경우 지난 6월부터 매운맛을 앞세운 ‘청주 매운만두’ 2종을 사이드 메뉴로 판매하고 있다. 샘표 역시 기존 고추장 제품에 청양고추 가루를 더해 매운맛을 끌어올린 ‘매운 조선고추장’을 출시해 유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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