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부는 사형제 존치…사형 시설 관리는 법무부 본분"(종합)

지난주 사형시설 점검 지시 "어떤 정부도 사형 않는다 정한 바 없어"
"사형 집행은 국민의 법 감정, 국내외 상황 고려해 정해야 할 문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8.30/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이세현 노선웅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사형 집행시설 점검을 지시한 것에 대해 "사형제를 유지하는 이상 법 집행시설을 적정하게 유지하는 것은 법무부의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30일 국회 예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25년간 사형 집행이 되지 않았지만, 지난 어떤 정부도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고 명시적으로 정한 바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지난주 사형 집행시설을 보유한 서울구치소·부산구치소·대구교도소·대전교도소 등에 사형 집행시설을 유지·관리하고 사형 확정자 수형 행태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최근 신림동·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등 흉악범죄가 잇따르자 '사형제도는 여전히 존속하고 있다'라는 경각심을 주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 장관은 이날 "사형이 오래 집행되지 않아 법 집행시설이 폐허처럼 방치되고 일부 사형확정자가 교도관을 폭행하는 등 수형 행태가 문란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사형 집행시설 점검을 지시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이같은 조치가 사형 집행을 기존보다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는 취지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기존과 달라진 바 없다"며 "대한민국 법에는 사형제가 있고, 정부도 이를 존치하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시설을 유지하고 수행 형태를 국민이 납득할 정도로 유지하는 것도 법무부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 장관은 실제 사형 집행을 전제로 한 조치냐는 질문에 "사형 집행은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능, 국민의 법 감정, 국내외 상황 잘 고려해서 정해야 할 주요한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 사형 집행과 관련한 외교적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권적 결정"이라면서도 "그 부분도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26년간 사형 집행을 중단해온 상태다. 국제 기준상 10년 이상 사형 집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한다.

법무부는 강력범죄 예방을 위해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무기형' 즉 '절대적 종신형' 제도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아직 사형제를 합헌으로 유지하고 있고, 사형을 언제든지 집행할 수 있는 나라"라고 말한 바 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