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 전 후학양성 위해 학교에 논과 밭 기부한 아버지와 아들…충북교육청 후손에게 감사패 전달

이삭 기자 2023. 8. 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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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학양성을 위해 청주농고와 청주 덕성초등학교에 재산을 기부한 고(故) 서상찬 선생(왼쪽)과 아들 고 서병훈 선생 모습. 충북교육청 제공.

후학양성을 위해 2대에 걸쳐 교육기관에 논과 밭 등을 기부한 뒤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아들이 86년만에 감사패를 받았다.

충북교육청은 청주농고와 청주 덕성초등학교에 재산을 기부한 고 서상찬 선생과 아들 고 서병훈 선생의 감사패를 후손(서병훈 선생 아들)인 서정헌씨(81)에게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상찬 선생은 1937년 논·밭 10필지(3만6189㎡)를 매입해 청주농림학교에 기증했다. 1911년 개교한 이 학교는 양잠과와 임업과를 개설했으나 실습용지가 부족하고, 건물도 좁아 학생 교육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 사정을 알게 된 서상찬 선생은 논과 밭을 기증했다. 청주농림학교는 이듬해인 1938년 학교 부지를 이전할 수 있었고 현재 청주농고로 이어지고 있다.

서상찬 선생 아들 서병훈 선생은 “늘 덕을 쌓아라”라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1953년 청주 덕성초등학교 교실 신축 등을 위한 건축비를 기부했다. 1949년 개교한 덕성초는 인근 청주농고 교실 등을 빌려서 사용해오다 서병훈 선생의 기부로 교실 등을 신축해 학교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기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오던 서정헌씨는 최근 관련 자료를 정리해 충북교육청에 전달했다. 이에 충북교육청은 두 부자의 사연을 확인하고 서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서정헌씨는 “아버지가 청주농고와 덕성초등학교를 지날 때마다 유독 흐뭇한 얼굴을 하셨던 기억이 난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일군 토대에서 많은 인재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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