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어획량 늘었지만…“절반 넘게 물렁게”
[앵커]
금어기가 끝나면서 요즘 충남 서해에서는 꽃게잡이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해수온 변화로 잡히는 꽃게 상당수가 껍질이 물렁 하거나 속이 비어있어 어민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조업을 마친 어선이 항구로 들어옵니다.
밤사이 잡은 꽃게가 갑판 위에 쏟아집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손으로 살짝만 움켜쥐어도 그대로 바스러집니다.
속이 제대로 차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이 배에서 잡은 꽃게 절반 이상이 이런 상태입니다.
[김우경/어민 : "속에 살도 없고 물만 차 있고 껍데기는 물렁거리고, 우리가 이걸 팔아도 사는 사람이 없어요."]
꽃게는 탈피를 반복하며 성장하는데 낮은 해수온에 탈피 시기가 늦어져 벌어진 일입니다.
실제 이번 달, 서해 연안의 저층 해수온은 평년보다 2도 가량 낮았습니다.
[권대현/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관 : "껍질이 딱딱해져야 하는데 (시간상) 여러 가지 영양 성분을 충분히 습득하지 못해서 물렁물렁하게 되는데, 그걸 '물렁게'라고 합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 잡아들인 꽃게 어획량은 10% 가까이 늘었지만, 상당수가 이런 '물렁게'여서 상품성은 크게 떨어집니다.
껍질이 물렁물렁하거나 미성숙한 꽃게는 이렇게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수온 변화를 관찰해서 일률적으로 지정된 꽃게 금어기를 해마다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원규/부경대학교 자원생물학과 교수 : "수온 변화를 모니터링 하면서 어획 허용 시기를 앞으로 당겨서 조정하거나 뒤로 미뤄서 (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금어기 해제 시기가 대체로 대목인 명절을 앞두고 있다 보니 어민마다 생각이 달라 금어기간 조정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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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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