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빅’ 종방, ‘개콘’ 부활…공개 코미디 부흥의 중요한 도전[스경연예연구소]
이달 초 대한민국의 개그계는 두 가지 큰 변환점을 맞았다. 하나는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오던 ‘코미디빅리그’(코빅)의 휴지기 소식과 오는 11월 편성이 예정된 ‘개그콘서트2(가제·이하 개콘2)’의 무대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하 부코페)에 오른다는 소식이었다.
지난 4일 ‘코빅’의 다음 달 5일 마지막 녹화와 13일 마지막 방송 소식이 전해졌고, ‘개콘2’는 8일, 다음 달 3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제11회 ‘부코페’의 폐막식에서 ‘개콘 리프트’라는 이름으로 갈라쇼를 진행한다고 알렸다. 비슷한 시기, 오랜 역사가 있는 두 개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끝과 새로운 시작이 알려진 셈이다.
대한민국 방송의 역사에서 공개 코미디의 역사는 그 옛날 ‘웃으면 복이와요’가 방송됐던 1969년부터 54년이 훌쩍 넘었다.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공개 코미디의 붐은 지상파 3사의 경쟁으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지만, 2015년 MBC ‘코미디의 길’을 시작으로 하나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2017년에는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레전드 매치’편을 마지막으로 폐지됐다. 가장 오랫동안 공개 코미디를 들고 있던 KBS 역시 2020년 6월 ‘개콘’ 역시 종영을 알렸다. 2021년 11월 ‘개승자’가 이어졌지만 4개월의 단발 프로젝트였다. 따라서 이번 ‘개콘2’의 방송은 3년 반 만의 부활로 기록될 예정이다.
TV에서 코미디가 사라진 후 희극인들은 저마다의 살길로 내달렸다. 일부는 개그를 그만두고 생업에 매달렸으며, 공연이나 유튜브 등 웹콘텐츠를 시작했다. 그런 이후 다시 코미디는 유튜브 등 웹을 기반으로 꽃피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부코페’는 그런 경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였다. ‘숏박스’ ‘만담어셈블’ ‘이미테이션 레이블’ 등 웹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코미디언들의 공연이 인기가 있었다.
지난 8일 열린 ‘부코페’의 기자간담회에서는 ‘개콘 리프트’ 공연의 주자로 개그맨 송준근과 홍현호 등이 참석했다. 그리고 최근 제작진에서 새로운 얼굴로 합류시킨 ‘신입크루’의 자격으로 채효령, 김현영 등이 함께했다. 이들은 ‘개콘’의 부활에 사명감을 느끼면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들썩여보겠다”는 야심 찬 각오를 내놨다.
하지만 이미 대세는 TV의 공개 코미디보다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한 웹 코미디로 옮겨가 있다. 대중의 기호가 누가 봐도 ‘짜놓은 것’ 같은 콩트보다는 리얼리티를 기반으로 하는 스케치 코미디가 주를 이루는 웹 코미디로 옮겨가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TV에 담을 수 없는 높은 수위의 설정이나 대사 그리고 편집을 통해 스피디한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과연 부활하는 ‘개콘’이 젊은 층을 비롯한 새로운 시청자층을 안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코빅’의 휴지기는 앞선 여러 프로그램의 운명처럼 휴지기가 아닌 사실상의 폐지라 보는 편이 맞다. 그런 이유로 ‘개콘2’의 부활과 그 성적이 시원치 않을 경우 TV의 공개 코미디는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11월에 방송될 ‘개콘 2’의 구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과연 100% 공개 코미디 형식을 취할 것인지, 웹 코미디의 중심인 영상 역시 첨부할 것인지 관심이 모인다. 부활했지만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 분명하다. 대한민국 코미디가 또 한번 중요한 도전 앞에 섰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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