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러 판매량 볼수록 속 시커멓게 탄다

정병선 기자 2023. 8. 30. 17:2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월 11만대 육박, 외제차 중국 브랜드 휩쓸어

러시아 자동차 판매 시장에 대변혁이 일고 있다.

베이징모터쇼에 선보인 중국 토종 자동차 브랜드 체리. /조선일보DB

2023년 8월 러시아 내 승용차 판매량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다. 이는 2년 전 2021년 8월 판매량보다 1만대 적은 수준이다. 러시아의 자동차 산업 분석 기관 아브토스타트(Autostat)는 30일 “8월 러시아 승용차 판매량은 10만7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며, 판매량도 연말까지 꾸준히 늘 것이다”고 밝혔다.

또 8월 21일부터 8월 27일 일주일동안 러시아 승용차 판매량은 총 2만3800 대로 지난주 2만2400 대보다 6%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 현대자동차가 러시아를 겨냥한 전략 소형차로 내세웠던 쏠라리스의 러시아 현지 공장 생산라인 모습. /뉴스1

8월 러시아 내 승용차 판매 평균 비용은 300만 루블로 증가했다. 이는 루블 가치 하락과 재활용 비용 증가로 인한 것이지만 연말까지 루블 환율의 변동성과 통관 비용 증가로 인해 최대 30% 이상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 7월까지 49만7200 대의 승용차가 판매됐다. 이 추세라면 연말까지 1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전문가 블라디미르 베스팔로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입차 판매와 서비스 제한으로 형성된 구매 욕구가 커진 것이 요인이다”고 말했다.

러시아 내 승용차 판매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다. 러시아에서 인기를 누렸던 독일과 한국, 일본차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대(對)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면서 자동차 생산·수출에 제동이 걸리는 바람에 이를 중국차가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대 중국산 승용차 판매량 누적도 100만 대를 넘어섰다. 지난 7월1일 현재 중국 브랜드 승용차는 108만 대 팔렸다. 이는 러시아 내 전체 승용차의 2.4%다.

2022 파리국제모터쇼에 선보인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신형 EV 세단 ‘씰(SEAL)’. /뉴스1

중국차 브랜드 중 판매량 1위는 체리(GHERY·28%)로 30만4300대, 지리(GEELY·21만200대), 하발(HAVAL·14만1900대) 순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내 자동차 판매 브랜드 순위는 1위 러시아 라다(LADA), 2위 한국 기아(KIA), 3위 한국 현대차(HYUNDAI), 4위 프랑스 르노(RENAULT), 5위 독일 스코다(SKODA) 순이었다. 하지만 라다를 제외한 나머지 순위는 모두 중국 브랜드가 차지했다.

중국산 승용차의 러시아 내 판매량도 지난 6월까지 49%였지만 7월엔 처음으로 50%를 넘어 52%에 이르렀다. 반면, 러시아 자국 승용차 판매량은 32%에서 31%로 감소했다. 올 상반기 중국은 34만1000대 이상의 자동차를 러시아에 수출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출보다 거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중국은 글로벌 자동차 판매시장에서도 지난 1분기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수출국으로 올라섰다. 오토모빌리티(Automobility)는 “중국의 1분기 자동차 수출은 110만 대였으며, 75%가 내연기관, 나머지는 전기차다”고 밝혔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중국은 자동차 품질보다는 러시아 내 서방의 자동차사들이 대러 제재로 철수하는 바람에 고스란히 어부지릴 누리는 것이다”고 했다.

이런 국제 정세와 함께 최근 러시아 내 독일 트로이카 자동차(Audi, BMW, Mercedes-Benz) 소유자의 86%가 부품 교체 문제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45%가 대체 브랜드를 고려하는 실정이라 중국차의 판매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까지 러시아 자동차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현대차로선 이래저래 속만 태우고 있다. 지난 2011년 완공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선 전쟁 전 2021년까지 연 23만4150대를 생산했다. 하지만 전쟁으로 가동이 중단되며 올해 단 1대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러시아 법인(HMMR)은 지난해 23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 순손실 규모도 2270억원을 넘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