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키우는 러, 프리고진 비행기 추락 공동조사 거부
러시아 당국이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탑승한 전용기 추락 사고 원인에 대해 제조사가 속해있는 국가인 브라질 측과 공동 조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사고 기종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의 추락 원인 조사에서 현재 국제 규정을 따르지는 않겠다고 브라질 항공기 조사 당국에 통보했다. 해당 항공기는 브라질 항공기 제조사 엠브라에르가 만들었다.
앞서 브라질 항공사고 예방 연구센터(CENIPA)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사고 조사가 국제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CENIPA는 지난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조사를 개시하고 브라질 측을 참여시키겠다고 하면 우리는 원격으로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항공 당국이 사실상 이를 거부한 셈이다.
러시아 항공 당국은 CENIPA의 공동 조사 요구에 동의할 의무가 없다.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따르면 사고가 난 비행기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출발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목적지로 하는 항공편으로, 국내선이었기 때문에 국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CENIPA는 이메일 성명에서 “29일 러시아 연방항공위원회(IAC)로부터 답변을 받았고 러시아 당국은 국제 규정에 따라 조사하지는 않는다고 한다”고 밝혔다.
CENIPA와 엠브라에르는 외부 조사를 꺼리는 러시아 측으로 인해 사고 관련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현재 사고 기종인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과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작된 37~50석 규모의 엠브라에르 비행기가 약 802대 운항 중이다. 엠브라에르는 이에 대한 입장을 따로 내놓지 않았다.
미 연방항공청(FAA)에서 충돌 조사관으로 근무했던 제프 구제티는 “비록 CENIPA가 원격으로만 참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러시아는 브라질의 조사 참여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는 투명한 조사가 될 수 없다는 확실한 신호”라고 했다. 미국 항공 안전 컨설턴트이자 전직 조사관인 존 콕스는 “비행기 제조업체의 참여를 배제한 러시아 내부 조사에 대해서는 항상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이는 사고 조사의 투명성을 훼손한다”고 했다.
지난주 사고가 났던 비행기에는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중역 2명, 경호원 4명을 포함해 총 10명이 타고 있었다. 이 기종이 추락한 것은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번이었으며, 당시 사고 원인은 기계적 결함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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