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배 스타 탄생 예고, '제2의 김연경'은 누구?

30일 오후 강원 인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4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19세 이하 남자부 결승전 천안고와 속초고의 경기가 열리고 있다. 인제=황진환 기자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중고배구대회인 CBS배를 뜨겁게 달군 유망주들이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예고했다.

지난 24일 강원도 인제군 일대에서 개막한 제34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가 일주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30일 인제체육관에서 열린 폐회식으로 막을 내렸다.

천안고가 남자부, 강릉여고가 여자부 전국 고교 배구의 최강자에 등극했다. 중등 배구에서는 연현중이 남자부, 중앙여중이 여자부의 정상에 올라섰다.

CBS배는 1990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34회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김연경, 김수지(이상 흥국생명), 한선수(대한항공), 문성민(현대캐피탈), 박철우(한국전력) 등 걸출한 스타들을 여럿 배출해왔다.

매년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기대하는 이유다. 이번 대회에서는 각각 19세 이하(U19) 남자부와 여자부 MVP(최우수 선수)를 수상한 천안고 리베로 김찬섭(18·182cm), 강릉여고 미들 블로커 허다연(16· 180cm)의 활약이 눈길을 끌었다.

30일 오후 강원 인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4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19세 이하 남자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천안고 김찬섭이 상장을 받고 있다. 인제=황진환 기자

천안고는 이날 인제체육관에서 열린 속초고와 U19 남자부 결승전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 완승을 거뒀다. 경기 후 대회 MVP로 선정된 김찬섭은 "수상을 조금은 예상했지만, 더 잘한 동료가 있어서 그 친구가 받을 줄 알았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전날 치른 인하부고와 4강전이었다. 김찬섭은 "1, 2세트를 쉽게 이겼지만 3, 4세트를 내줘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다"면서 "5세트에서 동료들이 잘해준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2023-2024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하는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에겐 이번 대회가 마지막 쇼케이스다. 하지만 대학 진학을 준비 중인 김찬섭은 오는 10월 열릴 전국체전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김찬섭은 "이번에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지만, 전국체전도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찬섭은 대학 진학 후 한 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드래프트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좋은 대학교에 가서 열심히 한 뒤 기회가 생기면 그때 드래프트를 노려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고교 무대에서 뛸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배구 인생을 돌아본 김찬섭은 "이때까지 열심히 해왔지만 앞으로의 배구 인생이 더 중요하다"면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일 오후 강원 인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4회 CBS배 전국 중고 배구대회' 19세 이하 여자부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릉여고 허다연이 상장을 받고 있다. 인제=황진환 기자

같은 날 원통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결승전에서는 강릉여고가 목포여상을 세트 스코어 3 대 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강릉여고의 우승을 이끈 선수는 다름 아닌 고등학교 1학년 허다연이었다.  

대회 MVP에 오른 허다연은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이번이 주전으로 뛰는 두 번째 대회였는데 언니들이 많이 응원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직 1학년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허다연은 "기분이 좋지만 내년에도 잘해야 한다는 부감감도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생애 첫 MVP 수상에 "중학생 때도 이렇게 큰 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너무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 층 성장한 허다연은 강소휘(GS칼텍스)를 롤 모델로 꼽으며 "나는 수비가 약한 편이라 보완해서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김찬섭과 허다연이 차세대 스타로 떠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인제=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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