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회 중 때렸으니 괜찮다? 학폭 심의 논란

김주미 2023. 8. 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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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두고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판단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당시 심의위에 참여한 위원 5명 중 1명이 'A군의 행위는 운동 경기와 관련이 없고 정도가 지나쳤다'며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규정에 따라 소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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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미 기자 ]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이를 두고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판단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21일 전주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지역 연계 학교스포츠클럽 대회'의 일환으로 두 중학교 간 축구 경기가 열렸다.

거친 몸싸움이 이어지던 중 후반 20분께 한 학생의 강한 태클로 경기가 중단됐고, 이때 20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A군이 뛰어와 대치 중이던 B군의 목을 감으며 강하게 밀쳐 넘어뜨렸다.

이 몸싸움으로 두 학생은 모두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B군은 뇌진탕 2주와 설골(목젖 바로 위에 위치해 혀를 바쳐주는 뼈) 골절, 치신경 손상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 사건은 B군 부모의 요청으로 전주교육지원청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로 넘어갔다. A군은 심의위에서 '폭력을 가한 건 운동과 관련 없었던 것 같다. 순간 욱했던 것 같고, 그렇게 크게 다칠 줄도 몰랐다'며 잘못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심의 결과 학교 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다. 폭력 정도는 위중하나 A군이 감정조절을 하지 못해 발생했고,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그런 행위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포츠 활동은 학교폭력과 구분돼야 한다는 게 판단 이유였다.

당시 심의위에 참여한 위원 5명 중 1명이 'A군의 행위는 운동 경기와 관련이 없고 정도가 지나쳤다'며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규정에 따라 소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심의 결과를 받아 든 B군 아버지는 강하게 반발했다. "폭력이 있었는데 학교 폭력이 아니라는 결론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B군 아버지는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인돼선 안 되는 것 아니냐"며 "심의위원들의 결정은 스포츠 경기 안에서는 주먹이 오가더라도 허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고 반발했다.

또 "도교육청이 주최했고 지도교사들도 참여한 행사 중에 발생한 사건인데도 교육청의 대처가 너무 안이한 것 같다"며 "행정 심판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B군 부모의 고소로 경찰 조사를 받은 A군은 상해 혐의로 송치된 상태다.

이에 전주교육지원청은 심의위원이 심사숙고해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전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심의위원들은 '지속성과 고의성, 심각성, 반성, 화해 정도' 등 5가지 요소를 감안해 학교폭력 여부를 판단한다"며 "심의위원이 내린 결정에 별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처분에 대해 부당하다고 느낄 경우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신청인에게 이러한 내용을 안내했다"고 덧붙였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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