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사무총장 "이제는 약속 이행 보여줘야…기후변화 중대한 순간"
"전 세계적 이행점검, 경로 벗어났다는 사실과 복귀방법 알려줄 것"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우리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는 중대한 순간에 서 있다."
마지드 알 수와이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사무총장 겸 특별대표는 30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인류가 '중간지점'에 도달했음을 강조했다.
COP28은 오는 11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다.
올해는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목표가 담긴 파리기후협정 체결로부터 7년이 지나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중간 이정표 격으로 설정된 2030년까지 7년이 남았다.
UAE는 COP28이 이러한 중간지점에서 열리는 점을 부각하며 행동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도출되는 총회를 만들자고 각국에 호소하고 있다.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도 '연대(Unite), 행동(Act), 이행(Deliver)'이다.
수와이디 총장은 "시급성을 고려하면 COP28은 최근 당사국총회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큰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COP28에서 처음 공식 실시될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과 관련해선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한 경로에서 벗어났다는 점과 무엇을 해야 경로로 복귀할지를 알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수와이디 총장과 일문일답.
-- COP28 개막까지 100일도 남지 않았다. 준비 상황은.
▲ 준비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시급성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에서 COP28은 최근 당사국총회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큰 성과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는 총회다.
-- UAE는 COP28이 파리협정 체결로부터 7년이 지나고 2030년까지 7년이 남은 시점에 열리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의장국으로서 중간지점에서 열리는 COP28에서 어떤 결과를 기대하나.
▲ COP28이 파리협정과 2030년 중간지점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매우 중대한 순간에 있다. 우리가 한 약속을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줘야 할 때다. 2030년까지 목표를 이행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2050년까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COP28에서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파리협정 이행 현황과 목표 달성 가능성을 평가하는 작업)이 실시된다. 이행점검은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한 경로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무엇을 해야 경로로 복귀할지도 알려줄 것이다.
2030년에 변화를 만들려는 정책이나 계획은 지금 결정해야 한다. 이행점검은 우리가 긴급히 해야 할 일을 조명해줄 것이다.
-- COP28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나.
▲ 4가지가 있다. 첫째는 에너지 전환 가속화(Fast-tracking envergy transition)다. 오늘날 에너지 시스템을 가능한 한 신속히 탈탄소화하는 가운데 새로운 클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기후기금을 손질(fix)하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파리협정을 통해 약속한 1천억달러 기금 조성을 이행시켜야 한다. 나아가 천문학적인 투자도 이뤄져야 한다. 한국에 사무국을 둔 다자기금인 녹색기후기금(GCF) 자본 재구성도 필요한 상황이다. 기금의 구조를 고치면 민간투자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이다.
세 번째는 사람들의 삶과 생활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기후위기 적응'이다. (당사국총회에서는)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는 행동을 일으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네 번째는 '가능한 한 포괄적인 프로세스'이다. 정부뿐 아니라 청년·여성·시민단체(NGO)·기업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 당사국총회 성과는 의장국과 의장의 외교력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산유국인 UAE가 의장국을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 의장국으로서 외교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비르 의장은 14차례 당사국총회에 UAE 대표로서 참여하고 2차례 기후특사를 맡는 등 20여년간 기후변화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기후변화 관련) 모든 플레이어를 안다.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이자 에너지기업 대표로 이슈에도 해박하다.
산유국으로서 당사국총회 의장을 맡은 국가가 UAE가 처음이 아닌데 논란이란 표현은 이상(unusual)하게 느껴진다. UAE의 의장직 수행을 많은 국가가 지지한다. 국가 지도부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그간 UAE가 걸어온 길을 안다면 당사국총회를 주최하기 가장 적합한 국가로 여길 것이다.
화석연료와 관련해 현실적인 관점이 요구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전문가들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아래서도 화석연료가 에너지믹스 일부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화석연료 시대가 끝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행동하고 있다.
-- 그간 총회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대립이 많았다.
▲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를 조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일이다. 서로 다른 행위자들을 모으고 많이 대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분법적으로 보지 않으려고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중재하는 문제와 관련해) UAE와 한국은 공통 분모가 있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 양 끝에 있지만 '매우 발전했지만 앞으로 발전할 것도 많은' 국가로서 마음가짐이 비슷하다.
우리는 경제 목표를 달성하면서 환경과 파리협정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 약속도 존중해야 한다. 이 부분에서 한국과 UAE의 역할이 중요하다. 양국은 원자력에너지 등 이를 달성할 여러 해결책을 가지고 협력한 바 있다.
-- 최근 UAE가 COP28에서 기후활동가들의 공간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 우리는 COP28에서 누구든 안전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의사와 요구를 표현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 것이다. COP28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 환영할 것이다. 참여자들에게 단 한 가지 요구는 각자 해결책과 생각을 가져오라는 것이다.
-- 당사국총회를 회의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당부할 말이 있나.
▲ 당사국총회를 '연말에 열리는 행사' 정도로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1년 내내 이어지는 일종의 '프로세스'이다. 우리는 '또 하나의 총회'를 열 생각이 없다고 줄곧 밝혔다. 큰 변화를 가져오는 총회가 되길 희망하며 참가국에도 이를 강조해왔다. 성과는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지난 1년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 결과 COP28에서 큰 성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 인류가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나.
▲ 파리협정 이후 비슷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실망했을 때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파리협정 때는 선진국에만 책임을 묻는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개도국을 비롯해 모든 집단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어떻게 이바지할지 열정적으로 고민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3%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도 있고 이를 달성할 과학적인 방법도 알며 기술도 있고 자금도 가졌다.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기후변화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해결을 위해 함께 뭉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모두가 뭉친다면 큰일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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