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성추행’ 혐의 박완주 의원 첫 재판서 혐의 전면 부인

보좌진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된 무소속 박완주 의원이 30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기일에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좌관을 성추행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무소속 박완주(57) 의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원래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으나 지난해 5월 성 비위 논란에 휩싸인 후 탈당해 현재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임기를 수행 중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재판장 장성훈)는 30일 오후 2시 30분 강제추행치상, 직권남용,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박 의원 측은 세 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박 의원의 변호인은 “강제추행치상 혐의와 관련해서는 강제추행한 사실이 없고 특히 치상 부분은 상해로 인정할 수 있을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상해로) 인정되더라도 (강제추행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직권남용 혐의에 관해서는 “(국회사무처에) 직권 면직 자체를 요청한 것은 인정하나 피해자가 현재까지도 같은 직급으로 근무한 점 등을 보아 권리행사의 결과가 반영된 것도 아니다”고 했다. 박 측 변호인은 명예훼손 혐의에 관해서도 “참석자들의 면면과 신분, 구체적 발언 내용 등 진술 경위에 비춰보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가 없었다”고 했다. 이에 관해 재판부가 ‘변호인과 같은 의견이냐’고 묻자 박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 의원은 지난 2021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노래주점과 인근 지하주차장에서 당시 보좌관이었던 A씨를 강제추행하고 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를 받는다. 지난해 4월 A씨가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에 박 의원을 신고하자 A씨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려 한 혐의(직권남용)와 같은 해 5월 지역구 관계자들 앞에서 A씨가 합의를 시도했다고 알린 혐의(명예훼손)도 있다.

박 의원은 법정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고소당한) 지난해 5월 이후로 1년 3개월간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과장되고 재생산되면서 참담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며 “그간 불필요한 논쟁을 유발하고 싶지 않아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법정에서 모든 진실을 밝혀내겠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는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박 전 위원장은 “위원장을 맡고 처음 처리한 사건이니만큼 피해자와 연대하고 가해자를 지켜보려는 마음에서 왔다”며 “앞으로 지지부진한 싸움이 되겠지만 피해자와 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재판부와 가해자 측에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