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 시켰더니 “1인 1음료”, 2시간 지나면 “추가 주문”…카페사장들이 야박한가요?

박아영 2023. 8. 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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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박모씨(29)는 최근 인근 카페에 일행 2명과 갔다가 '1인 1음료' 주문 방침에 불만을 느꼈다.

박씨는 "음료 2잔에 케이크 1개라 총 3개인데도 안 되느냐"고 되물었지만, 업주는 "'1인 1메뉴'가 아닌 '1인 1음료'"라고 답했다.

성동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A씨는 메뉴판에 '1인 1음료'와 '2시간 시간제한'을 작게 써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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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음료’, ‘이용시간제한’, ‘주문 후 화장실 이용’ 등
카페별 이용방침 늘어나는 추세...업주·소비자 입장 달라
전문가 “어느 정도 공정성이나 상식선에서 이해받아야”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저희 매장은 ‘1인 1메뉴’가 아니라 ‘1인 1음료’ 주문입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박모씨(29)는 최근 인근 카페에 일행 2명과 갔다가 ‘1인 1음료’ 주문 방침에 불만을 느꼈다. 이미 배부르게 식사하고 온 뒤라 음료를 마시지 않겠다는 친구가 있어, 음료 2잔에 케이크 1개를 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업주가 “3명이신가요?”라고 묻더니 “1인 1음료라서 음료를 하나 더 추가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다. 박씨는 “음료 2잔에 케이크 1개라 총 3개인데도 안 되느냐”고 되물었지만, 업주는 “'1인 1메뉴'가 아닌 ‘1인 1음료’”라고 답했다. 박씨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 커피를 한잔 더 추가 주문했다.

최근 많은 카페가 업장 내 자신들만의 이용방침들을 내세우며 운영하고 있다. ‘1인 1음료’, ‘이용시간제한’, ‘주문 후 화장실 이용’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포털의 카페 방문 후기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카페 손님들과 업주들이 겪은 일화가 자주 올라오곤 한다. 손님들은 카페 측이 ‘예비 진상 손님’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하고, 업주들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진상 손님’이 너무 많다고 호소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성동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 A씨는 메뉴판에 ‘1인 1음료’와 ‘2시간 시간제한’을 작게 써놨다. 이유는 지금껏 겪었던 민폐 손님들 때문이라고 한다.

A씨는 “‘1인 1음료’라고 적어두지 않으면 아메리카노 하나 시키고 물 타서 나눠 먹고 이런 경우도 많다”며 “처음엔 ‘1인 1메뉴’로 했었는데 가격이 저렴한 쿠키를 하나 사고 휴대전화를 충전하면서 계속 앉아있는 손님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인 1음료’를 기준으로 하는 이유는 마진 때문”이라며 “솔직히 디저트류는 음료보다 마진이 안 남아서 음료 한잔 더 파는 것이 낫다”고 넌지시 털어놨다.

시간제한을 둔 이유로는 “테이블도 많지 않은데 일부 손님이 커피 한잔에 몇시간씩 앉아서 떠들거나, 쭉 앉아서 공부하게 되면 오려던 다른 손님들도 안 온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의 카페 업주 B씨도 카페들이 저마다 이용방침을 내세우는 것이 너무 야박한 처사는 아니라고 했다. B씨는 “우리 매장은 별다른 이용방침을 명시하진 않았다”면서도 “3명이 와서 디저트 포함 3개를 시키는 것은 이해하는데, 3명이 와서 음료 1개 이런 경우는 주문받을 때 조심스럽게 안내해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우리도 땅 파서 장사하는 건 아니지 않냐”라며 “손님들과 갈등을 빚고 싶지 않아 어느 정도 참는 것뿐”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카페 업주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이용방침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으지만, 손님들의 사정은 또 다르다. 평소 카페에서 커피를 자주 사 마신다는 직장인 황모씨(31)는 “제한이 많아지면서 카페에서 잠깐 휴대전화 배터리가 다 닳아 충전을 할 때도, 급하게 노트북을 써야 할 때도 눈치가 보인다”며 “내 돈 쓰면서 눈치 보고 카페 마진까지 고려해줘야 하나 싶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카페 업주가 정한 영업방침인 만큼 어쩔 수 없지만, 소비자들도 후기를 남기는 등 관련 의견을 낼 수 있다”며 “업장별로 상황에 따라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가격과 연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소비자 대다수의 공정성이나 상식선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영업방침은 장기적으로는 업주에게도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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