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KT 김영섭號] 세번째 외부출신 CEO… 연말 대대적 인사개편 예고
KT가 정부 지분 매각으로 민영화된 2002년 이후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5명이 거쳐간 가운데 30일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KT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6번째 수장 자리에 올랐다. 김 신임 대표는 이석채·황창규 전 대표에 이어 세 번째 외부 출신 대표다. 총 4명이 연임을 추진했고, 이 중 연임 임기를 모두 채운 CEO는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KT 민영화 이후 역대 수장은 이용경(2002~2005년), 남중수(2005~2009년), 이석채(2009~2013년), 황창규(2014~2020년), 구현모(2020~2023년 3월) 등 총 5명이다. 김 신임 대표는 이날부터 2026년 정기 주주총회일까지 2년7개월간 KT를 이끌게 된다.
전직 KT 대표 출신 면면을 보면,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김 신임 대표를 제외하고 모두 서울대 출신(전자공학과 2명·경영학과 2명·산업공학과 1명)이다. 현재까지 내·외부 출신이 딱 절반씩이다. 이용경·남중수·구현모 전 대표는 내부 출신이고, 이석채·황창규·김영섭 대표는 외부 출신이다.
2009년 외부 출신으로 처음 KT CEO에 오른 이석채 전 회장은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으로, 취임 후 KT·KTF 합병, 2009년 국내 첫 애플 '아이폰' 도입으로 스마트폰 시장 흐름을 바꿨다는 평을 받는다. 이후 KT스카이라이프, BC카드, 금호렌터카 등을 인수하며 통신과 비통신 결합에 나섰다. 그러나 연임 이후 낙하산 인사 등으로 내부 소통에 실패하고 실적 악화를 겪기도 했다. '무궁화 3호' 인공위성 매각 등도 KT에 뼈아픈 손실로 남았다.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출신인 황창규 전 KT 회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AI(인공지능) '기가지니' 출시와 대중화, 경영실적 정상화 등 성과를 내며 최초로 6년 연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다만, 정치자금법 위반 등 의혹에 휩싸여 수사를 받기도 했다.
김영섭 신임 대표는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럭키금성상사를 거쳐 LG CNS에서 근무했다. 이후 2014년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재직하다 2015년 LG CNS 대표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정·관계 출신 낙하산 인사가 아니고, 관련 업계 경험이 탄탄한 만큼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시킬 적임자로 보고 있다.
한편 외부 출신 KT CEO들은 대대적인 조직 수술에 나섰던 만큼 김 대표가 조직 쇄신의 강도를 어느 정도 가져갈 지가 주목된다. 이 전 회장과 황 전 회장은 각각 6000명,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현재 KT의 인력은 2만여 명에 달하고, 관계사를 포함하면 5만8000명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김 대표가 대규모 부실을 털어내는 '빅배스(Big Bath)'를 추진할 가능성을 점친다. 본사 외에도 KT스카이라이프, 지니뮤직, 나스미디어, 비씨카드, KT SAT, KT텔레캅 등 49개 계열사(6월 기준)도 김 대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대표는 이날 취임식에서 가진 임직원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돼야 하지만, KT인 대부분 훌륭한 직장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들이기에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본격적으로 김영섭호 경영 방향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시기를 연말께로 예상하고 있다. 반년 가까이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 작업이 미뤄졌지만, 당장은 조직 안정에 방점을 둬 꼭 필요한 부분만 손질을 하고, 큰 폭의 인사는 매년 조직개편이 이뤄지는 연말에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가 '핵심 인재'를 강조한 만큼 관련해 어떤 구체적인 실행안이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나이와 직급에 관계 없이 뛰어난 역량이 있으면 핵심 인재로 우대하겠다"면서 임직원들에게는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 고수가 되면 어디를 가도 인정받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나이와 직급보다 '실력'을 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한편 이날 공공운수노조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와 KT새노조, KT전국민주동지회 등은 주총장 앞에서 조직 정상화와 재외주화 및 구조조정 중단, 통신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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